美ㆍ中 전략경제대화 준비차 지난달 31일 訪中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31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2박3일간 머물며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중국 최고 지도자들과 만나 릴레이 회동을 갖고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방중 이유는 표면상 이달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제1차 미ㆍ중 전략경제대화에 대한 사전준비지만 미 국채 최대투자자인 '중국 달래기'가 이번 방중의 1차 목표로 꼽힌다.
가이트너 장관은 "당사국인 미국만큼 미국의 재정적자에 관심이 큰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중국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가이트너 장관은 지난 3월 '미국에 투자한 중국 자산의 안전성을 보장하라'며 미국에 큰소리쳤던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만나기로 돼있어 회담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정 악화로 인해 올해 미국은 채권국들에게 1977년 이후 최악의 손실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3월말 현재 7680억달러 어치의 미 국채를 보유한 중국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
미 국채가치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미 재정적자는 지난해 4550억달러에 달했으며 올해 적자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설상가상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무역가중 달러지수도 올들어 3.2% 하락했다.
위융딩(余永定)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소장은 "가이트너 장관은 약달러와 미국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야기될 수 있는 미 국채 가치하락과 이에 따른 중국 투자 손실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해소시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올초 장관 임명 직전 가진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은 환율조작국'이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중국과 전면전을 선포했다가 슬며시 꼬리를 내린 전력이 있어 이번 방중 기간에도 이와 관련한 언급이 나올지 관심시다.
하지만 현재 미ㆍ중 관계를 고려해볼때 민감한 발언은 삼가할 것으로 짐작된다. 중국 인권문제를 비판해온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도 정작 자신의 방중 기간 동안 관련 발언을 일체 하지 않았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자부해온 미국으로선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면하며 자존심을 구기고 있는 반면 금융위기 직격탄을 비껴간 중국은 기존 질서를 타파하자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더군다나 미국으로선 미 국채 최대 투자국인 중국을 잘못 건드리다간 후폭풍이 두렵다.
한편 외교적 측면에서도 양국은 북한의 핵개발 사태에 공동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형제국으로서 예우를 갖추며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중국마저 북한에 등을 돌릴 경우 북한에 강경한 미국으로선 천군만마를 얻는 셈이다.
이런저런 상황을 비춰보건대 이번 가이트너 장관의 방중 최대 목적은 중국 달래기를 통한 양국간 이해관계 및 협력체계의 강화랄 수 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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