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별중의 별' 여성임원들
박혜란 SKT브랜드전략실장 '되고송' '비비디' 캠페인 대박
조화준 KTF재무관리부문장 합병 주주총회 성공리 이끌어
매일마다 각종 경쟁상품과 결합서비스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국내 통신업계는 하루 하루가 전쟁터와 같다. 통신업계임원들은 날마다 격전을 치르면서 자신의 존재 의의를 입증해보여야 한다.
'별(대기업 임원)중의 별'로 불리는 통신업계 여성임원들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 이들에게는 오히려 '여성'이라는 꼬리표가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박혜란 SKT브랜드전략실장(상무ㆍ사진)은 미디어 인터뷰때 자신만의 두가지 원칙을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터뷰의 주된 내용을 '여성 임원'이나 '여성' 등 '여성성'에 초점을 맞추면 인터뷰어와 절대 마주하지 않는다는 것이 첫째다.
다른 하나는 박 실장을 만나려면 반드시 10여페이지 분량의 'T'브랜드 소개 자료를 꼼꼼히 열독한 뒤 그와 눈높이를어느 정도 맞춘 후에야 자리를 함께 한다는 것이다.
박실장은 LG애드(현 HS애드)에서 20여년간의 광고인 생활을 접고 2007년 12월 SK텔레콤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가 브랜드전략실장을 맡은 이후 야심작인 '되고송(song)'과 '비비디 바비디 부 캠페인' 등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인터뷰 요청이 줄을 잇고 있지만 박실장은 이런 두가지 불문률을 내세워 수십건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해당 스탭 부서들이 곤혹스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라는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윤송이 전 SKT상무(현 엔씨소프트 부사장) 이후 업계 여성 임원으로만 집중 조명받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면서"하지만 박실장은 브랜드 전략을 놓고 여전히 난상토론을 즐길 만큼 열린 시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조화준 재무관리부문장(전무ㆍ사진)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임원으로 꼽힌다. 조 전무는 KT에서 재무기획 담당을 역임했던 재무통으로, 그의 존재 자체가 곧 KT와 KTF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 전무는 이번 '통합' 출범에 앞서 KTF 합병 주주총회를 성공리에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주들의 반대 의사가 합병취소 기준 금액 7000억원의 절반 정도인 4300억 수준에 그쳐 무난한 합병 추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외화 자금을 조달하면서 통화금리스왑 계약 등으로 118억원의 비용을 절감했고, 철저한 환(換)헷지를 실시해 환율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거의 제거했다는 호평을 듣고 있다.
그는 KTF의 자금집행을 총괄하며 업무에 있어 한 치의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는 반듯함을 갖추고 있어 여성임원으로서는 드물게 합리적 리더십과 강한 추진력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재경분야는 정확성과 합리적인 사고를 요하기 때문에 섬세한 여성이 더욱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조 전무는 이성적 판단과 감성적 세심함을 양날의 칼처럼 자유롭게 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승진한 차재연 KT가치경영실 자금팀 상무대우(사진)는 적극적인 일 처리와 냉철한 판단력으로 사내에서 '차다르크', '돌격대장'으로 불린다.
차 상무는 만기구조 분산, 조달처 다변화 등으로 KT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살찌우며 쟁쟁한 남자 경쟁자들을 제치고 임원급으로 발탁됐다.
그가 올해 역점을 두는 것이 '통합KT'이후 자금의 흐름이다. 덩치가 커진만큼 현금흐름의 입출금 속도를 맞춰 영업의 효율성을 제고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차 상무가 속해 있는'가치경영'의 기치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 등 외부 전문가를 5년째 초청해 경제 금융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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