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탤런트 故장자연이 소속사 분쟁을 위해 남겨둔 문서가 연예계 가장 어두운 곳을 폭로하는 뇌관이 됐다.
고인이 지난달 28일 작성해 전매니저인 유모씨에게 건넨 이 문서에는 "술자리에 불려나갔다", "골프 접대를 시켰다", "잠자리도 요구했다" 등의 폭로와 함께 방송사 PD등 사회 유력인사 10명의 실명이 담겨있다.
이 문서는 현재 장자연이 직접 작성한 것이 맞는지 친필 비교 작업 중. 그러나 유가족들이 "자연이의 필체인 것 같다"고 인정한데다, 주민등록번호와 지장까지 찍혀있어 사실상 고인의 자필 문서인 것으로 드러났다.
작성 시기는 지난달 28일. 유씨에게 현 소속사에서 일하는 현실에 대해 고충을 토로하다가, 이 사실들을 문서로 남기자고 해서 작성된 것이다. 유씨는 "이와 관련한 휴대폰 통화내역도 녹취해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순전히 자신의 의지로 작성한 것인지, 유씨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여부는 미스터리로 남았다.
이 문서의 용도는 소속사 이전을 위한 준비 서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사실을 굳이 문서로 남기고 지장까지 찍은 것은 소송을 각오했던 것으로도 풀이된다. 연예인들이 소속사와의 계약 해지를 위해 소속사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진술하는 것은 흔한 사례. 장자연도 이를 염두에 두고, 소속사의 '만행'을 글로 쓴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이를 대중에 폭로하고자 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본인에게도 민감한 사안이 있어 자신의 연예인 생명까지 내걸고 이를 외부에 알리려 했을 가능성은 적다. 단지 소속사를 옮기고 싶은 생각에 위험을 감수하고 작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소속사 대표였던 김모씨는 이 문서 자체가 조작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인이 문서를 쓴 사실을 또 다른 지인도 알고 있었지만, 갑작스레 장자연이 자살하면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오롯이 과학수사의 몫이 됐다. 1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필적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며, 고인과 유씨에 대해 통화 기록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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