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넘게 이어온 '네시' 전설
BBC서 관련 다큐 제작도 이뤄져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전설의 괴수' 네시가 산다는 네스호가 폭염으로 강 일부 밑바닥이 보일 정도의 저수위를 기록했다.
18일 BBC 등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네스호의 수위가 지난 5월 기준으로 32년 만에 기록적인 저수위를 기록했다. 영국 매체들은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네스호의 전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네스호의 밑바닥이 드러나 네시의 서식 여부를 밝힐 수 있다는 의미다.
네스호는 영국 스코틀랜드 북서부 하일랜드주에 있는 길이 약 37km·너비 2km의 담수호다. 깊이는 230m 정도며 연어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시는 네스호에 서식한다고 알려진 전설 속 괴수로, 6세기에 아일랜드의 수도원장의 목격설부터 1500년이 넘는 전설을 자랑한다. 특히 지난 1933년 4월 14일 한 영국인 부부가 자동차를 타고 가다 호수에서 공룡처럼 크고 검은 물체를 목격했다고 주장하면서 본격적인 전설이 시작됐다. 현대에 와서도 조작된 사진이 전해졌고, 실제 존재한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퍼지기도 했다.
이에 지난 2003년 영국 공영방송 BBC의 '네스호의 괴물을 찾아서' 제작팀은 600차례에 걸쳐 음파 탐지 실험을 하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네스호를 샅샅이 뒤졌으나 네시와 같은 거대한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흔적은 전혀 찾지 못했다.
BBC에 따르면 네스호가 위치한 지역의 강수량은 평년의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주변 농가에서 양수발전을 위해 많은 양의 호숫물을 사용했다. 현지에서 네시 전설을 믿는 이른바 '네시 헌터'들은 "호수가 계속 말라붙으면 네시가 정말 호수 밖으로 머리를 내밀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인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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