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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李 정부의 배드뱅크 포퓰리즘에 그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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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차주에 대한 역차별·재원마련 문제
나랏빚 부담에 은행권 전가까지

[기자수첩]李 정부의 배드뱅크 포퓰리즘에 그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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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인사말 이후 '민생'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먹고사니즘' 앞에선 정치도 이념도 중요하지 않다는 국민들의 뜻을 담은 것이리라.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로 '경제 회복 및 민생 안정(41.5%)'이 1위로 꼽혔다.


이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밝힌 국정 계획은 정책으로도 속도감 있게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에 대한 금융대책으로 '배드뱅크' 설립을 논의 중이다. 배드뱅크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부실자산을 인수·정리하는 전문기관으로, 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코로나 대출 탕감 및 조정'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2020년 4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유동성 문제를 겪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에 대해 만기 연장과 상환유예를 제공해왔다. 이 중 약 50조원에 달하는 코로나 대출 만기가 오는 9월 돌아온다. 이재명 정부는 이에 대해 채무조정부터 탕감까지 문을 열어 두고 있다. 배드뱅크를 통해 장기 소액연체 채권을 소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실 차주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걸린다.


재원도 문제다. 정부는 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사업비 확보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이에 추가로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으로부터 출연금을 받아 배드뱅크 운용 규모를 확대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우선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나랏빚 부담이 걱정이다. 이미 올 상반기 정부 부채가 처음으로 12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MF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싱가포르(174.9%), 이스라엘(69.1%), 뉴질랜드(55.3%)에 이어 네번째(54.3%)로 높은 수준이다. 최근 재정 악화를 이유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미국 사례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은행권에 재원 마련 방안을 떠넘기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사회공헌활동 규모는 1조334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5% 늘었다. 역대 최대규모다. 이와 별개로 민생금융 지원, 상생금융 등의 노력도 지속해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소상공인 등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 마련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이들이 제도권 금융 안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배드뱅크'이지 채무 탕감, 이자 비용 지원은 어떤 나라에서도 선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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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국민' 다음으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가 '성장'이었다.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소상공인들의 자생력을 길러주는 정책이어야 한다. 무엇이든 다 해주는 부모 밑에서 아이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게 된다. 배드뱅크가 포퓰리즘으로 흐르지 않도록 대상 선정 등 정책 구상을 꼼꼼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세금 쓰고, 욕만 먹는 참사를 막을 수 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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