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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폭발로 순식간에 130억 날려도…법정서 드러난 가상화폐 민낯<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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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거래소 배상책임 없어"
법령·규제 사각지대 줄패소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

"최소한의 시스템 구축해야"

서버폭발로 순식간에 130억 날려도…법정서 드러난 가상화폐 민낯<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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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김대현 기자] 가상화폐 투자자 A씨는 한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거래하다 약 30분 사이에 100BTC(비트코인의 단위)를 도둑맞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해커에게 ID와 비밀번호를 해킹당한 것이다. 피해가 컸다. 당시 시가로 5200만원에 해당하는 액수였다. A씨는 거래소가 5200만원을 물어내야 한다며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거래소가 개인정보 관리를 소홀히해 벌어진 사고이니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얘기였다. 소송은 2년여 만에 A씨 패소로 결론났다.


가상화폐로 '한탕'을 노리다 보안 등 전산 사고로 돈을 잃고 거래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투자자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엔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소송 규모도 커졌다. 국내 최대 규모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는 지난해 말 기준 회사가 피고로 계류 중인 손해배상 소송 금액이 무려 90억원에 달한다고 공시했다. 가상화폐 1차 투자 광풍이 불던 2017년 말 기록한 24억원 대비 4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움직임이 활발하다보니 소송 뿐 아니라 관련 자문 수요도 증가했다"며 "앞으로도 소송과 이에 따른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구멍난 법망… 투자자 대부분 패소 =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보안 등 전산사고로 제기한 소송의 결과는 대부분 좋지 않았다. 일확천금을 노리다 불의의 사고 한 번으로 돈도, 정신건강도 잃은 사례가 상당수라는 얘기다. 가상화폐 투자자 B씨가 그랬다. 하루 새 시세가 150% 급등한 가상화폐를 팔려는 순간 거래소 서버가 폭발, 매도 시기를 놓쳤다. 다른 투자자들의 주문량이 몰리면서 거래소 서버가 견디지 못한 것이다. 서버는 1시간30분 만에 살아났지만 B씨가 팔려던 가상화폐 가격은 급락한 뒤였다. B씨 등 투자자 600명은 가격 차액을 근거로 약 13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하지만 "거래소 측의 고의나 과실로 볼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서버폭발로 순식간에 130억 날려도…법정서 드러난 가상화폐 민낯<下>


이 같은 판결이 나오는 배경엔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에 관한 법령이나,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은 현 상황이 중심에 서 있다. 은행이라면 은행법, 보험회사라면 보험업법, 증권사면 자본시장법 등에서 시스템 구축과 한도 설정에 대한 규제를 받는다. 반면 가상화폐 거래소는 이런 법적 보호망이 존재하지 않는다. 전산 오류나 해킹 등으로 투자자들의 손해가 발생해도 법원에서 거래소 측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 이유인 셈이다.


◆승소 변호사조차도 "법안 마련돼야" = 구멍난 법망 속에서 거래소 과실을 100% 인정받은 가상화폐 투자자 C씨의 사례는 법조계에서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C씨는 2018년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새로운 거래소로 보내기 위해 기존 거래소에 출금 요청을 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자신도 전혀 모르는 정체불명의 주소로 출금됐고, 이로 인해 C씨는 9000여만원을 순식간에 날렸다. C씨는 이 오출금 사고 책임 정도를 놓고 거래소와 갈등을 겪다 결국 법원 문을 두드렸다. 법원은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요청한 주소와 다른 주소로 출금이 이뤄지는 것을 방지해야 할 주의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며 C씨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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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를 이끈 서기원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가상화폐 출금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 책임이 거래소에 있다고 인정 받은 최초 판결"이라고 했다. 서 변호사는 이와 별개로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대다수 국민이 소송이 붙어도 거래소는 책임을 회피한다"면서 "국민이 가상화폐를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법안을 만들어 거래소가 최소한의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고 처리와 고객 대응 등을 규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로 손해가 발생한 투자자들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거래소 측은 '다른 사이트로 정보가 이전되는 과정에서 누군가 전자적 정보를 가로채 해킹한 것'이란 식으로 몰아 책임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며 "증거를 보존하고 이후엔 변호사 및 전문가들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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