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홍콩인권법 서명에 화난 중국…미 외교관 잇단 초치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홍콩인권법 서명 후 발끈한 중국이 연달아 미국 외교관들을 초치해 강력하게 항의 중이다.

28일 중국 외교부의 러위청 부부장은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해 미국이 중국 내정에 심각한 간섭을 하고 있으며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러 부부장은 브랜스태드 대사를 향해 "(홍콩인권법 서명은) 나쁜 패권주의 행위"라면서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을 즉각 중단하고 양국 관계에 피해를 주는 행위를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브랜스태드 대사가 홍콩 이슈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에 초치된 것은 일주일도 안돼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5일 정쩌광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브랜스태드 대사를 불러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 홍콩인권법이 통과된 것을 강력히 항의했다. 당시 정 부부장은 미국측이 시정할 것을 요구하고 홍콩 문제 개입과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는 별도로 이날 셰펑 주 홍콩 중국 특파 대사도 주 홍콩 미국 총영사인 한스컴 스미스를 초치해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인권법에 서명한 것을 두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중국이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한데 이어 주 홍콩 총영사까지 초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 경우다. 앞서 윌리엄 클라인 주중 미 대사 대리도 미 의회에서 홍콩인권법이 통과된 직후 중국으로부터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는 강력한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중국과 홍콩 정부는 외교,언론 창구를 총동원해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인권법 통과에 대한 중국의 분명한 반대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오전 일찍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인권법 서명은 홍콩에 대한 내정간섭일 뿐 아니라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중국정부와 중국인민은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떠한 외부 세력도 홍콩의 일에 관여하는 것을 반대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 확고하다"며 "일국양제 원칙을 관철하려는 의지와 국가의 주권, 안전, 발전이익을 수호하겠다는 결심 역시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미국에 일방적인 행동을 그만할 것을 권고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중국이 이에 대해 반격을 가할 것이다. 이로 인해 생기는 모든 부작용은 미국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중앙인민정부 홍콩 연락판공실(중련판)과 중국 국무원 홍콩ㆍ마카오판공실도 각각 미국의 패권행동에 대해 분개하고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