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초 하나에 165만원
中 당국 인플루언서 기소
"사랑이 돌아오고 돈이 붙는다"
헤어진 연인을 다시 불러오고 재산을 늘려준다는 '소원 양초'를 판매해 거액을 챙긴 중국 인플루언서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그가 체포된 이후에도 관련 상품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인플루언서(29) 리 주오판은 '소원 양초'를 판매해 거액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리씨와 그의 회사 직원 8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65만 원짜리 '소원 양초'의 정체… 100억 대 챙긴 스타 점술가
리씨는 2019년 러시아 리얼리티 프로그램 '심령술과의 전쟁'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방송에서 촛불을 이용해 자동차 트렁크 속 인물을 찾아내고 다른 차량에서 사망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감지했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았다. 이후 중국 SNS에서 약 60만명의 팔로워를 확보하며 '점술가' 이미지를 굳혔다.
이후 그는 중국에서 에센셜 오일을 넣은 수제 양초에 크리스털과 말린 꽃장식을 더한 '소원 양초'를 온라인으로 판매했다. 제품마다 효능이 다르다며 "헤어진 연인이 돌아오게 한다", "재산을 늘려준다"고 홍보했고 소비자 맞춤 추천도 제공했다.
가격은 2888위안(약 81만원)부터 시작하며 세 가지 운을 담았다는 제품은 7888위안(약 165만원)에 달했다. 이와 함께 온라인 점술 강좌도 별도로 판매했다.
하지만 한 자영업자가 "가게 매출이 오르길 기대하며 5888위안짜리 양초를 구매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리씨는 2024년 사기 혐의로 체포됐고 검찰은 양초 및 점술 강좌 판매로 5000만 위안(약 105억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법에 따르면 거액 사기 범죄는 10년 이상의 징역형과 벌금, 재산 몰수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관련 상품은 여전히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이용자는 "사랑의 촛불을 켠 뒤 전 남자친구가 다시 연락해왔다"고 주장했고 불꽃의 움직임으로 배우자의 외도를 점친다는 게시물도 공유됐다.
"효과 없어도 마음은 편해"… 불안을 먹고 자라는 '영적 경제'
매체는 이런 현상을 크리스털·타로점과 맞물린 중국 '영적 경제' 확산의 한 단면으로 분석했다. 경쟁과 불확실성 속에서 심리적 위안을 찾으려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상품이 라이브 스트리밍과 SNS를 통해 빠르게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에서도 낯설지 않다. 온라인 사주·타로 상담 서비스와 운세 애플리케이션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고 일부 플랫폼에서는 AI 기반 사주 풀이·궁합 분석 콘텐츠도 확산하고 있다. 연말·수능 시즌이나 취업 준비 기간에는 관련 검색량과 상담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현상도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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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위안을 얻는 차원을 넘어 중요한 의사결정을 운세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온라인상에서도 "효과를 믿기 어렵다"는 회의적 반응과 "과학적 근거는 없어도 마음이 편해진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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