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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과유불급' 원희룡 장관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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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과유불급' 원희룡 장관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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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을 말한다.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지 않은 정권은 없지만 특히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직후 행정 각 부의 수장인 장관들에게 적극적인 SNS 소통을 주문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 장관은 ‘셀럽(Celeb·유명인)’이 돼야 한다며 각 부처에는 ‘스타 장관’을 만들라는 특명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이 책상 앞에서만 일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정책을 홍보하고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강조하기 위함일 것이다.


이 같은 대통령 주문에 가장 걸맞는 행보를 보이는 부처 수장 중 한 명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그가 지난해 대장동 의혹 5가지를 짚어 설명한 유튜브 영상은 불과 나흘 만에 조회수 24만건을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로 인해 원 장관은 ‘대장동 일타강사’란 별명을 얻었고 국토부 장관인 현재도 ‘부동산 일타강사’를 자처하며 활발한 유튜버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카타르 등 중동 현지를 바쁘게 오가는 와중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틈틈이 현지 사정을 전하면서 우리 기업을 적극 지원해 ‘제2의 중동붐’을 열겠다는 각오를 보여줘 호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그는 SNS에서 GTX-C 노선 통과를 반대하는 은마아파트 주민들을 ‘집단 이기주의’라고 규정하며 통렬히 비판했고 건설노조를 "노조라는 탈을 쓴 무법지대 조폭"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원 장관의 거침 없는 발언은 한 게시물당 수천이 넘는 ‘좋아요’를 남기게 했고 응원 메시지도 줄을 이었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미분양 아파트 고가 매입 논란’과 관련해 원 장관이 올린 게시글은 오히려 논란거리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LH가 매입한 임대주택, 내 돈이었으면 이 가격에는 안 삽니다"라며 "국민 혈세로 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고가 매입으로 질타를 받는 LH의 입장을 두둔하거나 LH가 매입한 가격이 높냐 아니냐의 사실 관계를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짚고 넘어갈 점은 LH가 원 장관이 수장인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이라는 부분이다. 공공기관은 정부의 투자·출자 또는 재정지원 등으로 설립된 기관이기 때문에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LH의 관리·감독 및 평가권한을 갖고 있다. 한 마디로 국토부 수장인 장관은 LH 사장을 비롯해 전 직원의 생사여탈권을 거머쥐고 있는 직속 상관인 것이다. 조직에서 부하 직원의 잘잘못에 대한 관리 감독 책임은 상관에게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원 장관이 가장 먼저 해야 했을 것은 부하 잘못을 질타하는 것이 아니라 상급자로서의 사과였지 않았을까. 그도 불과 2년 여전 제주지사 시절에 LH 투기 의혹과 관련, "발본색원하라는 대통령의 분노가 파렴치하게 느껴진다"며 "대통령과 정부는 피해를 본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하지 않았나. 활발한 SNS 활동이 진정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정치 팬덤화를 위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조강욱 건설부동산부장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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