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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칼럼]챗GPT의 등장과 AI 시대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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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인공지능(AI) 챗(chat)GPT의 등장에 글 쓰는 사람들과 지적인 활동을 하는 직업군들 사이에 논란과 긴장, 걱정이 확산하고 있다. chatGPT는 대화형 서비스다. 무엇이든 물어보면 글로 써주는 ‘대화형 검색’ 겸 ‘글쓰기’ AI이다.

[MZ칼럼]챗GPT의 등장과 AI 시대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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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는 사용자의 질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무척 매끄러운 문장으로 대답을 해준다. 예를 들어, "그리스 시대의 미술 작품에 대해 알려줘"라고 하면 상당히 정확한 지식을 뽑아내어 알려주는 식이다. 요리법이나 청소법 등 일상생활에서의 문제부터 전문적인 지식까지 거의 모든 질문에 대답이 가능하다.


단순한 정보나 지식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도 제공한다. "서울에 살게 된 미국인에 대한 추리소설 줄거리를 만들어줘"라고 하면 바로 줄거리를 뽑아낸다. 작가는 여기에 살만 붙여서 이야기를 써내면 된다. 대학에서 교수가 과제로 내준 주제를 입력하면, 곧장 에세이 한 편을 써낸다.


소설가가 소설을 쓸 수 있는 건 그 전에 다른 이야기들을 많이 알기 때문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나름대로 조합하고 재창조하는 일이 곧 ‘창작’이기도 하다. 그런데 AI가 인간 소설가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학습하여 훨씬 다양한 이야기를 조합할 수 있다면 더 새로운 스토리쯤은 금방 써내는 게 이상하지 않다. AI가 법률이나 의학 등 전문적인 지식에 대해 상담을 해주거나, 기존 논문들의 연구 결과를 조합해 새로운 연구 결과들을 내놓는 것도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것이다. 이미 이를 참고하거나 이용하는 학자들도 있을 법하다. 예를 들어 "초파리 연구에 대해 새로운 논문 주제를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초파리의 수명과 건강에 미치는 장내 미생물 군집의 역할" 같은 주제를 비롯해 수많은 새로운 주제들이 등장한다. 이렇게 새로운 연구 주제를 찾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


기존의 기계와 로봇은 인간의 육체가 해야 했던 많은 일을 대체했다. AI도 점점 더 발전하면서 인간이 하던 여러 지적 행위들을 대체할 것은 자명하다. chatGPT의 등장은 그런 일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올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chatGPT로 블로그 포스팅을 쓰거나 간단한 기사를 쓰는 것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법률이라는 지식을 다루는 직업인이자, 칼럼과 에세이 등을 쓰는 작가로서 이런 AI의 등장에 사뭇 긴장감이 들기도 한다. AI를 활용하여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글을 쓸 수도 있겠지만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영역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된다.


변호사로서는 아무래도 구체적인 사안이 복잡해질수록 AI의 관여가 어려워질 거라 생각된다. 그럴수록, 복잡한 사안을 정리하여 핵심을 추려내고, 법적 쟁점화하는 게 변호사의 능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뽑아낸 질문에 대한 답으로서 법령이나 판례를 찾을 때는 AI의 도움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로서는 역시 ‘나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깊이 있게 풀어내는 것이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AI라도 나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알지 않는 한, 내가 살아낸 오늘 하루의 일이나 느낌에 대해 풀어내긴 어렵다. AI의 시대에도 ‘나’라는 존재의 ‘나의 이야기’는 최후까지 남는 것이다.


AI가 발전하면 할수록, 우리는 자신의 역할과 영역을 더 세부적으로 치열하게 찾아가야 할 것이다. 오랜 옛날에 인류에게는 ‘야생’이라는 환경이 있었다면, 어느덧 ‘문명과 도시’에 살게 되었고, 이제는 ‘AI’라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셈이다.



정지우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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