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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우먼톡]잘 키운 딸, 아들에게 역전 당하는 이유

수정 2022.12.05 11:26입력 2022.12.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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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임금 격차는 전공 탓
초임 낮은 교육·예체능 계열 여성 비율 높아
'공대 아름이' 겨우 25% 뿐
딸들의 공학계열 1대1 입학 기대

[K우먼톡]잘 키운 딸, 아들에게 역전 당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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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아들과 딸의 차이를 보여주는 ‘짤’을 기억하는지? 엄마가 아들의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니 딸은 엄마에게 달려가고, 아들은 자전거를 살피러 달려가는 모습. 아들과 딸의 공감력 차이에 대한 댓글이 쏟아졌고 ‘역시 딸을 낳아야’한다는 증언이 줄을 이었다.


올해 한국리서치에서 실시한 ‘딸과 아들 선호도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딸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대답은 55%, ‘아들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대답은 31%였다. 전 연령대에서 딸 선호가 높았지만, 보수적이라는 60대 이상에선 무려 70%가 딸 선호를 나타냈다. 맘카페에서도 ‘딸 낳는 법’에 대한 질문과 비법 전수가 인기 있는 포스팅 중 하나다.


꼭 하나는 있어야 하는 우리 딸들의 취업 현실은 어떤가. 교육개발원이 2020년 대학 졸업자 55만명의 취업 현황을 분석한 빅데이터에 따르면 대졸자 평균 초임은 244만원인데 취업한 대졸 여성의 약 44%가 20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고 있다.


이 월급 구간에 해당하는 남성은 약 27%에 불과하다. 남성은 200만~300만원과 300만원 이상 구간에서 각각 7.9%, 8.4% 차이로 여성을 앞지른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여전히 남녀 임금 격차가 존재하는 걸까. 답은 남녀가 아닌 전공이다.


계열별 초임을 살펴보니 교육과 예체능 계열 졸업자는 초임 200만원 미만 구간에 가장 많은 인원이 몰려 있다. 특히 예체능은 졸업자의 58%가 초임 200만원 미만을 받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 두 계열 모두 여성 비율이 매우 높다.


특히 교육계열은 여성 비율이 3.5배나 높다. 여성 비율이 2배 높은 인문계열의 경우도 200만~300만원대 인원이 가장 많기는 하지만 200만원 미만 구간과 3%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초임이 낮은 교육, 예체능, 인문계열 이 세 분야에 여성이 2~3배 많기 때문에 남녀 초임 격차가 생긴 것이다.


초임이 낮은 산업군에 진출할 가능성, 이것이 우리 딸들이 졸업 후에 맞이할 현실이다. 의약 계열을 제외하면 초임이 가장 높은 분야는 공학계열이다. 졸업자의 73%가 200만원 이상 구간에 분포돼 있고, 400만원 이상도 타계열이 1~5%인데 비해 7%가 넘는다. 하지만 초임이 높은 공학계열의 여성 비율은 겨우 25%. 딸을 선호하는 세상에서도 ‘공대 아름이’는 여전히 희귀한 존재다. 취업도 힘들다.


과학기술 일자리는 80%, 비과학 기술 일자리는 20%라고 한다. 여성 졸업자의 36%만이 이공계와 의약계열 전공자이니 우리 딸들은 세상에 나가는 순간 실업과 저임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공학계열의 일자리 저수지는 크고 물고기도 많은데 우리 딸들은 작고 고기도 없는 저수지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딸과 아들의 전공을 정할 때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갖는가. 아들에게는 멀리 떨어진 곳이라도 공학계열을 권하면서 딸에게는 ‘선생님과 공무원이 안정적이다’는 말로 교육, 인문계열을 권하곤 한다.


딸이 미술, 음악을 좋아하면 큰 고민 없이 예체능 전공을 제안한다. ‘될 놈은 된다’는 얘기는 하지 말자. 누구도 확률과 트렌드를 이길 수는 없다.


산만하고 게임만 좋아했던 옆집 아들이 판교의 게임 회사에 취업했다는 얘기를 듣고 속앓이한 적이 없는지? 야무지게 제 할 일 잘하던 딸이 취준생이 되면서 무능한 존재로 부각된 적은 없는지?


취업을 못 하면 결혼도 쉽지 않아 비자발적인 ‘펭귄족’이 될 수도 있다. 아이들 탓이 아니다. 이제 딸들도 좋은 일자리가 많은 공학계열로 가야 한다. 딸들의 공학계열 1대 1 입학을 기대한다.



이숙은 이씨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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