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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재벌의 길을 가는 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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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회수율 약 30% 불과
정부주도 기업 구조조정 방식
시장 활용도 높여서 보완해야

[논단]재벌의 길을 가는 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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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2일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51일간의 파업이 극적으로 봉합됐다. 대우조선은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이 경영난으로 해체되면서 채권자인 산업은행(산은)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래 산은이 22년째 관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투입된 혈세가 무려 11조8000억원이고 2015년 이후만 7조원이 넘지만, 만성 적자로 인한 취약한 재무구조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현대중공업에의 매각 시도도 올해 초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반대로 또다시 무산됐다.


산은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20여년간 부실기업들의 구조조정에 투입한 공적자금 약 22조원 중 98%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STX조선해양, 아시아나항공, 쌍용자동차, HMM(舊 현대상선)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을 위해 사용됐다.


그러나 지난 20여년간 산은이 구조조정기업에 지원한 자금의 총액 대비 회수율은 약 30%에 불과하다. 미국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총 4264억 달러(약 555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GM, BOA, AIG 등 많은 자국 기업을 구제했고, 공적자금 투입 6년 만에 원금을 회수하고 이후 153억 달러의 추가 수익까지 챙겼다.


대우조선의 사례만 보더라도, 산은이 과연 부실기업들을 구조조정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부실기업을 거느리면서 그로 인한 혜택을 누리는데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2016년 필자가 수사 책임자로 지휘했던 검찰 수사로 대우조선해양에서 수조원대 분식회계를 비롯해 납품 청탁, 사장 연임 청탁 등 온갖 경영 비리가 적발됐다. 회계 분식을 통해 실적을 부풀린 다음 임직원들이 5000억원의 성과급을 받은 것 등 주인 없는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대우조선의 CFO를 비롯한 주요 임직원은 산은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고, 사장을 비롯한 다른 자리도 정치권이나 권력기관 출신들의 낙하산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 같은 잘못된 경영 및 인사 관행은 대우조선뿐 아니라 산은이 경영권을 쥐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인수기업의 고위직을 차지한 산은 퇴직 임직원 혹은 낙하산들의 경영 목표는 분명해 보인다. 해당 기업의 성과 및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보다는 임기 동안 감사원 감사만 무사히 넘기자 일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험난한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잘 추진해서 성과를 내라고 기대할 것인가.


우리나라도 기존의 국책은행을 통한 정부 주도의 기업구조조정 방식을 좀 더 시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보완해야 한다. 기업경영 및 구조조정 전문가에게 제대로 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경영을 맡기고, 산은은 대주주로서 이들의 성과를 감독, 평가하는 역할을 하면 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도약과 빠른 성장을 이룩하지 않고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어렵고, 이는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산은 주도의 관료주의적인 부실기업 구조조정 방식은 우리나라의 혁신과 도약을 가로막고 있는 큰 장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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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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