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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의 트렌드와치] 기성세대는 모르는, Z세대 소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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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의 트렌드와치] 기성세대는 모르는, Z세대 소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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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코리아 2022’의 첫 키워드는 ‘나노사회’다. 공동체가 개인으로 조각조각 부스러져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개인은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되며 서로 이름조차 모른 채 고립된 섬이 된다는 의미다. 대중강연에서 해당 키워드를 설명하면, 금세 청중들의 표정은 어두워지고 이런 질문이 뒤따른다. “사람들이 이렇게 고립되고 흩어지면, 이제 공동체라는 개념은 없어지는 걸까요?” 대게 이러한 질문의 이면에는 요즘 젊은이들의 개인화 현상을 걱정하는 기성세대의 우려가 담겨있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 즉 Z세대는 정말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있을까? Z세대는 어떻게 관계를 맺고 친구 혹은 타인과 소통할까? 기성세대는 모르는, Z세대의 新 소통법을 살펴본다.


첫 번째는 Z세대가 지인과 소통하는 방법이다. 최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는 직접추가스티커를 많이 볼 수 있다. 직접추가스티커는 2021년 11월 인스타그램이 선보인 기능으로, 같은 주제에 대한 스토리를 여러 사람이 이어서 올릴 수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작년겨울 나의 모습’, ‘오늘 먹은 거 공유하기’, ‘시험공부 중인 책상 사진’등 특정 주제를 올리면 해당 주제를 중심으로 소통할 수 있다. Z세대는 이 기능을 이용해 지인들과 가벼운 질문을 주고받으며 일종의 안부를 확인하고 관계를 맺는다.


때로는 블로그가 지인과 소통하는 창구가 된다. SNS에 밀려난 줄 알았던 블로그가 Z세대 사이에서 부활하고 있다. 블로그는 갓생기록, 정보전달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지만 하루를 기록하는 용으로 많이 쓰인다. Z세대가 블로그를 다시 찾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폐쇄성이다. 가까운 친구들과 서로 이웃을 맺으면 이웃끼리만 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Z세대는 서로 이웃을 맺은 친구들이 작성한 블로그 일기를 보며 안부를 확인한다.


Z세대는 안부묻기의 수단으로 게임을 활용하기도 한다. 영어 단어 맞추기 게임 워들(Wardle)은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게임이다. 2021년 10월 조시 워들이 공개한 워들은 2022년 1월 기준 약 3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2022년 1월 31일 뉴욕타임즈에 인수되었다. 단순한 단어 맞추기 게임이지만 공유하기 버튼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요인으로 분석된다.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도 친구의 현 상태와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새로운 관계를 맺는 Z세대만의 방식이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 비대면 소개팅 서비스다. 2021년 문화예술 기반 커뮤니티 ‘넷플연가’에서 선보인 ‘노션 이력서 소개팅’이 흥미롭다. 노션은 업무협업을 위한 생산성 앱으로, 보통 일과 관련된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데 소개팅에 노션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노션 이력서 소개팅은 넷플연가에서 제공하는 이력서 폼에 자신의 정보를 입력해 제출하면 된다. 넷플연가 측에서 이력서를 제출한 사람에게 매주 하나의 이력서를 무료로 보내주는데, 전달받은 이력서가 마음에 들면 익명으로 대화를 신청할 수 있다. ‘소개팅을 하는데 이력서까지 써야하나’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Z세대 사이에서는 화제다. 일잘러들이 쓴다는 노션을 이용해 이력서를 작성하는 자체가 갓생을 살 것 같은 이미지를 주기도 하고, 스펙보다는 취향을 상세하게 담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마지막으로 Z세대는 서로의 일상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Z세대 사이에서 일정관리 어플 ‘투두메이트’가 인기다. 일정관리어플은 많았지만 투두메이트가 독특한 이유는 자신의 일정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다른 사람이란 가까운 지인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될 수도 있다. ‘모르는 사람에게 내 일정을 알려준다고?’ 선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Z세대는 타인의 일정이나 할 일 목록을 보면서 이모티콘을 활용해 간단한 반응을 남기기도 하고 격려와 지지를 보내기도 한다. 내가 모르는 사람이지만 갓생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을 다잡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다.


대학생의 필수어플이라는 ‘열품타’도 마찬가지다. 열품타는 ‘열정을 품는 타이머’의 약자로 혼자 공부하는 ‘혼공족’들을 겨냥한 어플 중 하나다. 2021년 12월 기준 MAU가 42만명이나 된다. 열품타가 흥미로운 지점은 현재 공부 중인 다른 학생이나 친구들이 공부한 시간 혹은 현재 공부 중인지 휴식중인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Z세대는 열품타에서 친구들의 공부기록을 보고 자극을 받기도 하고 서로 응원하고 독려하기도 한다.


코로나는 Z세대 뿐만 아니라 전 세대에게 거리두기를 요구했고, 우리는 코로나를 지나는 동안 물리적인 의미에서 고립된 섬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노사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공정거래 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규모는 5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랜시간의 거리두기 중에도 우리는 마음을 전하고 소통하고 싶어 했다는 증거다. Z세대도 마찬가지다. 모래알처럼 흩어진 개인은 나름의 방법으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다. 다만 기성세대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방법이라 낯설 뿐이다. 디지털 플랫폼의 용도를 변형하고 확장하며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소통하고 연대하는 Z세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들이 창조적인 커뮤니케이터로서의 특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장의 유연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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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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