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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원전 삼중수소 유출 논란에 SNS 글 남긴 한수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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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원전 삼중수소 유출 논란에 SNS 글 남긴 한수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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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원칙적인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밝혔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월성 원자력발전소의 삼중수소 유출 논란이 커진 후 말을 아꼈다. 정 사장은 전날 SNS에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월성 원전의 삼중수소가 유출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고 밝혀 정치권 논란에 뛰어든 바 있다. 정치권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공기업 수장이지만 기자에게 이 같은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은 원전 안전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확고하다는 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오죽 답답했으면 정치권에서 논란이 벌어진 사안에 대해 한수원 사장이 이런 글을 남겼겠느냐’라는 반응이 나온다. 정치권이 원안위가 확인한 내용까지 뒤집으면서 "사실을 은폐하는 데 원전 마피아가 관여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주장하자 공기업 사장이 총대를 멨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월성 원전 1호기는 경제성을 조작해 조기 폐쇄돼 감사원 감사를 받은 발전소다. 그 과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이 자료를 삭제했고 한수원은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원전이 안전할수록 탈(脫)원전 정책의 명분은 약해진다. 이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탈원전 정책의 모순을 숨기기 위해 정치권이 '삼중수소 유출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전문가들의 말을 뒤집어가면서 위험성을 과장하는 정치 공작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것이다.


팩트(사실)는 단순하다. 월성 원전 ‘주변 지역’에서 원안위 고시에 적힌 삼중수소 배출 관리 기준인 ℓ당 4만베크렐을 넘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수원·원안위가 확인한 것이다.



정 사장의 SNS 메시지는 결국 팩트를 근거로 해서 나온 것이다. "SNS를 확인하라"라는 문자는 과학적 근거의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실행하는 기관인 한수원 수장의 검증조차 여당이 뒤집는다면 국가 중대사를 정치권의 입맛대로 '정쟁화'한다는 비판만 받게 될 것이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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