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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슈머의 역습]이슈 한번에 오너 사퇴…'가치소비' 앞세워 '호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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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세대 주력 소비층 부상에…가치소비 확산
한국콜마·아오리라멘·임블리 사태 등에 자발 참여
좋은제품 넘어 기업 존폐도…소비 패러다임 재정의

[스마슈머의 역습]이슈 한번에 오너 사퇴…'가치소비' 앞세워 '호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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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소비자, 이른바 '스마슈머(Smart+Consumer)'의 등장으로 유통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충분한 정보력을 갖춘 소비자가 가격과 제품의 질이라는 실용적인 소비에 나서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유통 장벽이 무너졌다. 유통기업들은 경쟁사보다 10원이라도 더 싸게 팔고 더 빨리 배송하기 위한 치열한 생존경쟁에 돌입했다. 또 재미와 건강ㆍ문화생활 등 부수적인 효과까지 한꺼번에 누리려는 스마슈머에 맞춰 '똘똘한 매장'들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똑똑한 소비자들은 아무리 제품력이 좋아도 자신들의 정서에 어긋나면 곧바로 불매운동을 벌인다. 아오리라멘, 임블리, 아사히맥주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이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아시아경제는 스마슈머를 통해 바뀌고 있는 소비시장을 총 4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김봉기 기자] "한국콜마 사태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우리 회사'만이 아니라 '관계사'까지도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는 것을 체감합니다."(화장품업계 관계자)


'스마슈머(Smart+Consumer)'가 소비 지형을 바꾸고 있다.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구매하는 것이 '똑똑한 소비자'의 덕목이었다면 이제는 신념에 따른 가치 소비로 영역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들이 소비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검증된 제품에 입소문을 결합시켜 히트 제품을 만들어내거나 품질, 소비자 응대 등의 문제를 이슈화해 회사 신뢰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오너 리스크, 정치적 이슈 등 국민 정서와 맞지 않으면 불매운동에 자발적으로 나선다. 이는 기업을 존폐 위기로까지 몰고 갈 수도 있다. 똑똑한 소비자가 소비의 패러다임을 재정의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막말ㆍ여성 비하 동영상 상영' 논란에 책임을 지고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윤 회장은 이날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저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앞서 윤 회장은 7일 직원조회에서 임직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극보수 성향 유튜버의 영상을 틀어 논란이 됐다. 이후 한국콜마는 "감정적 대응 대신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자는 취지였다"며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등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부담을 느낀 윤 회장이 사퇴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스마슈머의 역습]이슈 한번에 오너 사퇴…'가치소비' 앞세워 '호갱'은 없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한국콜마종합기술원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윤 회장은 최근 직원 조회에서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극보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이 됐다./윤동주 기자 doso7@

이처럼 잘나가던 기업도 소비자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곤두박질친다. 버닝썬 사태로 몸살을 앓은 승리의 아오리라멘, 곰팡이 호박즙으로 불거진 임블리 사태의 부건에프엔씨 등이 대표적이다. '승리 라멘'으로 홍보가 이뤄진 아오리라멘은 버닝썬 사태가 터진 이후 일 매출이 70% 이상 급감했으며 임블리는 백화점에서 줄줄이 폐점했고 뷰티와 패션 매출 모두 평균 50% 이상 떨어졌다.


양수진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는 "과거 홍보나 광고에 국한되던 때와 달리 접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지며 소비자들이 점차 현명해지고 있다"며 "제조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의 질에 큰 차이가 나지 않게 됐고 소비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태도 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멤버스가 발표한 '2019년 트렌드 픽' 자료에 따르면 되도록 적은 비용을 들여 가장 마음에 드는 물건을 구매한다는 '가격 절충형' 고객은 47.6%에 달했다. 가격에 상관없이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매한다는 '최애템 사수형'은 22%로 2위를 차지했다. 가격과 제품의 품질을 고려하는 고객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지만 가치를 추구하는 성향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 성향의 변화는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가 주력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면서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 통계청ㆍ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전체 인구의 21%가량인 1098만명 수준이다. 현대백화점 조사 결과 이들 세대의 매출은 올해 상반기 전국 15개 점포를 기준으로 28.6%에 달했다. 인구 분포보다 많은 소비를 하고 있는 것.


[스마슈머의 역습]이슈 한번에 오너 사퇴…'가치소비' 앞세워 '호갱'은 없다

가치 소비를 확산시키는 것도 밀레니얼 세대다. 최근 일본의 경제 도발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2030세대가 최전선에 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반일운동은 밀레니얼이 주도하고 있다. IT와 SNS에 익숙한 이들 세대는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방식으로 반일운동을 이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초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보이콧 운동에 참여하겠다는 20대의 응답률은 66%였다. 60대 이상(59%)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발표 직전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20대의 불매운동 참여 의사가 76.1%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이 44.8%인 것에 비하면 상반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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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앞으로 가치 소비가 더욱 확대돼 이에 대한 유통업체들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영수 한양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일본 불매운동으로 대표되는 젊은 세대의 '친사회적인 소비'는 이른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채우는 형태의 소비로 볼 수 있다"며 "불매운동으로 사회 참여 욕구를 해소하고 국가적인 문제에 동참한다는 경험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이어 "이제 기업들도 단순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면서 "제품과 서비스 모두 사회 이슈에 공감하는 형태로 출시해야 하고 시대와 함께 간다는 생각으로 마케팅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김봉기 기자 superch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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