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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 누가 펭수를 괴롭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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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 누가 펭수를 괴롭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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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한 지 겨우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유튜브 구독자 185만명, 인스타그램 팔로워 53만 3000여명 (2020년 1월 현재)로 최근 섭외후보 1순위가 된 존재가 남극에서 온 대세 캐릭터 '펭수'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아빠와 아이가 나오는 TV예능에도 출현하며 그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특징은 이질적 계층을 동시에 사로잡으며 세대를 불문하는 인기를 구가한다는 점이다. 기존 캐릭터와 다른 점은 애니메이션 등 원천콘텐츠가 아니라 방송의 작은 코너로 시작하여 플랫폼 경제의 영향을 입으며폭발적 성장을 거듭하고, 부가상품의 폭발적인 성장을 유도하는 등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는 점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등 외신들도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며 '방탄소년단(BTS)보다 인기가 더 높다'며 보수적인 한국사회의 신선한 충격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적재산권 문제도 커지고 있는데, '펭수'를 활용한 무단 굿즈와 유튜브 콘텐츠가 늘면서 EBS가 골치를 앓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과 SNS 등에는 펭수가 그려진 다양한 배지, 후드티 등 굿즈 등을 판매한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유튜브에도 '자이언트 펭TV' 공식 계정이외 펭수 영상이 올라온 채널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얼마전 캐릭터 '펭수'의 상표권을 아무 관계가 없는 타인이 먼저 출원한 사실이 확인되어 문제가 된 바 있다.


한편, 공공기관과 지자체에서 패러디를 빙자해 펭수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 문제가 된 적도 있다. 경기 고양시청은 공식 마스코트인 '고양고양'의 얼굴에 펭수의 눈과 입을 붙인 '괭수'를 소개했으며, 인사혁신처가 유명 캐릭터 펭수와 흡사한 '펑수'를 선보이면서 짝퉁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앞으로 총선과 관련해 이 인기 캐릭터가 어떻게 혹사 당할 것인가 하는 불안감이다. 최근 총선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친 A씨가 펭수를 활용해 홍보 자료를 만들고, 펭수의 인사말인 "펭-하"도 무단으로 사용했는데, 적절한 인식 없는 이러한 행동이 총선을 앞두고 패러디라는 미명하에 악용될 소지가 매우 크다. 이는 사회적인 편견과 정치적인 색깔과 달리 자유로운 활동을 지향하는 펭수의 가치관과도 어긋난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작년 발표한 2020년 '저작권 보호 10대 이슈 전망'에 따르며,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을 기반으로 한 1인 미디어의 저작권 침해가 14.9%로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역시 관련된 '2019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불법복제로 인한 잠재적 합법저작물 시장 침해율은 10.7%. 2018년 기준 합법저작물 시장 규모는 20조 8천 57억원, 합법저작물 시장 침해 규모는 2조 4천 9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게임,영화,웹툰 등 플팻폼 경제가 발전할수록 이러한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으며, BTS를 필두로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한류에도 큰 마이너스라고 할 수 있다.


선진국일수록,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캐릭터를 사랑하고,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려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연구결과에서 나타나고 있다. 좋은 캐릭터를 아끼고 사랑하며, 미키마우스같은 장수 캐릭터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그들을 아껴줘야 한다. 작년 말 캐릭터학회의 캐릭터산업 중장기 발전방안 의제로 제안된 주제는 융복합시대 장르와 산업, 디지털융합의 연결고리로서 캐릭터 IP를 어떻게 보호, 활성화하고, 역량을 키워줄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시대가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IP의 등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우리 콘텐츠산업의 미래기도 하다.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서 전통의상을 입고 나와 우리 문화를 사랑하는 펭수를 계속 보고 싶다면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관련 당국에서는 저작권 침해 단속과 예방 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며, 한편으로는 지적재산권 관련 법제도에 대한 인식제고와 함께, 보호 교육ㆍ상담을 통해 관련 노력이 지속적으로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이병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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