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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들의 버킷리스트⑦] '위커 배스킷' 메리언 "짧은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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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0대 골프장 '넘버 6', '개미 허리' 페어웨이+131개의 벙커 "지옥의 코스"

[골퍼들의 버킷리스트⑦] '위커 배스킷' 메리언 "짧은데 어려워 메리언골프장 그린은 핀 대신 '위커 배스킷'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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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깃발이 없다."


<골퍼들의 버킷리스트> 일곱번째 순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드모어 인근 메리언골프장 이스트코스(파70ㆍ6996야드)다. 휴 윌슨 설계로 1896년 개장해 무려 124년 역사가 쌓인 곳이다. 이 골프장은 특히 깃발 대신 연붉은 버드나무 바구니, 이른바 '위커 배스킷(wicker baskets)'으로 유명하다. '개미 허리' 페어웨이에 131개의 벙커를 더한 난코스를 바람의 세기와 방향 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략해야 한다.


먼저 '위커 배스킷' 이야기다. 버드나무 가지를 말려서 타원형 초롱 모양으로 바구니를 짠 뒤 붉은색 페인트를 칠했다. '윌로우 배스킷(willow basket)'이라고도 한다. 멀리서 잘 보이고, 바람이 없어도 늘어지지 않아 일석이조 효과를 봤다. 윌슨이 스코틀랜드 유학 중 얻은 아이디어가 출발점이다. 양치기들은 양이 건드리지 못하도록 지팡이 꼭대기에 바구니를 매달아 음식을 담았다.


[골퍼들의 버킷리스트⑦] '위커 배스킷' 메리언 "짧은데 어려워 메리언골프장 동코스 17번홀의 무시무시한 러프와 벙커.


'위커 배스킷'이 오늘날 지구촌 모든 골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핀의 시초라는 게 흥미롭다. 당시 유행하던 여자들의 머리핀처럼 보여서다. 처음에는 '헤드핀'으로 부르다가 점차 핀(pin)으로 줄였다. 물론 단점이 있다. 핀을 뽑아 그린 위에 내려놓을 때 쉽게 부서져 수시로 보수해야 한다. 당연히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 메리온골프장 로고(logo)는 여전히 붉은 바구니다.


웨스트까지 총 36홀 규모,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2년 마다 선정하는 미국 100대 골프장 6위에 올랐다. '구성(球聖)' 바비 존스가 1930년 US아마추어오픈을 제패해 1년에 4개 메이저를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역사적인 무대라는 것부터 뉴스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짧지만 어렵다. 1934년을 비롯해 1950년, 1971년, 1981년, 2013년 등 다섯 차례 '미국의 내셔널타이틀' US오픈을 치르면서 악명을 떨쳤다.


[골퍼들의 버킷리스트⑦] '위커 배스킷' 메리언 "짧은데 어려워 메리언골프장 동코스 마지막 18번홀.


일단 '개미 허리' 페어웨이 공략이 중요하다. 티 샷이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하면 곧바로 벙커와 러프의 응징이 기다리고 있다. 14개 골프채 모두 적절하게 사용하는 정교함이 필요한 까닭이다. 파3홀 115~256야드. 파4홀은 303~521야드로 길이가 천차만별이다. 전반에만 있는 딱 2개의 파5홀은 반면 2번홀이 556야드, 4번홀 역시 628야드에 달한다. 장타자도 '2온'이 쉽지 않다.



러프는 아예 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탈출이 급하고, '파 세이브' 조차 불가능하다. 여기에 131개 벙커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페어웨이에서 그린으로 가는 길목에는 거리목이 없어 그저 '위커 배스킷'을 향해 묵묵히 걸어야 한다. 마지막 5개 홀이 승부처다. 파3 17번홀 246야드, 파4 나머지 4개 홀은 최소 400야드가 넘는다. 마지막 변수는 작고, 단단한 그린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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