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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리오 영화 흥행에 신난 '게임의 신'…"실리콘밸리 간부들도 마리오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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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시게루, 닛케이와 인터뷰
"게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즐거워야"
"닌텐도도 미야모토 은퇴 대비가 고민"

"실리콘밸리 대기업과 대화를 나눌 때 간부급까지 슈퍼 마리오의 팬이 많아져 일하기가 쉬워지고 있어요."


'게임의 신'이자 '슈퍼 마리오의 아버지'로 불리는 일본의 전설적인 게임 개발자 미야모토 시게루(71) 닌텐도 대표이사 펠로가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년 전만 해도 게임 캐릭터는 컴퓨터 세계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현실에서도 볼 수 있게 돼 현시점에 영화화가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슈퍼마리오 영화 흥행에 신난 '게임의 신'…"실리콘밸리 간부들도 마리오 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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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지난달 5일 개봉, 해외 60여개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8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영화는 미국 뉴욕의 평범한 배관공 '마리오'가 다른 세계의 악당에게 납치당한 동생 '루이지'를 구하기 위해 슈퍼 마리오로 변신하는 모험 이야기다.

◆ "모르는 사람이 봐도 즐겁게"…슈퍼 마리오 흥행 비결은

미야모토 대표이사 펠로는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든 것도 지루하면 자는 성격이다. 이번에는 좋은 의미로 긴장감을 갖고 끝까지 즐길 수 있었다"며 미국 시사회 반응을 보고 흥행 가능성을 점쳤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리오 게임 팬들이 봐도, 게임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즐길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었다"며 "가장 원했던 건 '순수하게 너무 즐거웠다고 말해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상황을 설명하는 대사를 여러 장면에서 생략했다"며 "작품에 따라 장면 설명이 많은 것이 있는데 이러한 상황 설명이 없는 극이 제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일본의 유명 게임 캐릭터인 슈퍼마리오를 영화화한 것으로, 미니언즈 등으로 유명한 미 애니메이션 제작사 일루미네이션이 제작했다. 미야모토 대표이사 펠로는 10여년 전 크리스 맬러댄드리 일루미네이션 창업자를 처음 만났는데 당시 그가 자신에 대한 자료를 가져와 생각을 나눴고 함께 영화를 만들자고 제안받았다고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슈퍼마리오 영화 흥행에 신난 '게임의 신'…"실리콘밸리 간부들도 마리오 팬" 미야모토 시게루 닌텐도 대표이사 펠로우(오른쪽)와 크리스 맬러댄드리 일루미네이션 창업자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그는 맬러댄드리 창업자와의 협업에 대해 "보통 작품을 크게 바꿀 때 주변에서 밥상을 엎어버리는 것이라고 들어왔지만 (이 사람과는) 작품의 방향 전환을 큰 문제 없이 해낼 수 있었던 것, 그리고 그걸 감행할 수 있던 용기가 있었다"며 "냉정하게 문제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방법과 현재 내가 가진 창의성의 밸런스를 잡는 점에서 우리는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추가로 과거 작품의 실패담을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감동하였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비평을 즐기는데 그 과정에서 서로 '왜 그렇게 비관적이냐'며 싸우진 않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비평이 필요하다는 성공에 대한 경험이 있어 싸움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야모토 대표이사 펠로는 그동안 닌텐도의 대표 캐릭터인 마리오를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 수준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싶어했다. 그는 "지금은 미키나 디즈니 브랜드에 접근한 것 같다"면서 "과거에는 집에서 아이가 (고전 게임기인) 패미컴을 가지고 놀면 엄마가 화를 내고 디즈니 영화를 보면 웃었는데 요즘은 컴퓨터로 게임을 하면 차라리 닌텐도 게임을 하라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말했다.

◆ 닌텐도의 '낙하산'이 '살아있는 전설'이 되기까지

1952년생인 미야모토 대표이사 펠로는 20대이던 1970년대부터 닌텐도에서 히트작을 연이어 터트린 인물로, '게임의 신'으로 불린다. 슈퍼 마리오, 마리오의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인 '동키콩', '젤다의 전설'까지 그가 개발한 게임은 대성공을 거뒀다. 70세가 넘은 현재까지 닌텐도에서 그는 게임 개발자로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슈퍼마리오 영화 흥행에 신난 '게임의 신'…"실리콘밸리 간부들도 마리오 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야모토 대표이사 펠로는 1977년 가나자와 미술공예대학에서 공업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졸업 직후 아버지 친구의 소개로 닌텐도에 입사했다. 당시 닌텐도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채용할 생각이 없었는데 간신히 면접이 성사됐고, 본인이 각종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져가 열정을 다해 소개하면서 억지로 자리를 만들어 채용시킨 일명 '낙하산'이었다고 한다.


미야모토 대표이사 펠로의 감각이 세상에 알려진 건 바로 1981년 그의 첫 개발 게임 '동키콩' 출시 이후였다. 닌텐도는 처음에 탐탁지 않아서 하면서도 미국에 이 게임을 설치했는데 입소문을 타고 기기가 부족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뒤이어 젤다의 전설, 마리오까지 닌텐도에서 40여년간 그가 만든 게임은 족족 흥행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에서는 게임 개발자로는 처음으로 2019년 문화공로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야모토 대표이사 펠로는 인터뷰에서 창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감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본인이 호기심을 가졌는지, 즐거운지가 중요하다"며 "이상한 기분이나 죄책감 등 뭐든 좋지만 가능하면 과거 자극받지 못했던 감정을 움직이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미야모토 대표이사 펠로는 니혼게이자이가 은퇴 시점을 묻자 답변을 피했다. 닌텐도는 그의 은퇴가 경영상 중요한 문제인 만큼 그에게 의존하지 않는 개발 시스템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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