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약 비축량 무제한"
"하메네이 아들, 차기지도자 유력"
장기전 추진, 美 재정손실 확대 우려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의 양상이 장기전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장기전 수행이 가능하다고 밝히자, 이란도 강한 항전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다만 전쟁의 양상 변화를 지켜보는 미 안팎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막대한 재정손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에서는 장기전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도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감이 크고, 현재 파견된 병력 수로 지상군 작전을 전개하기에는 매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트럼프 "전쟁 영원히 수행 가능"…장기전 가능성 시사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탄약비축량 부족으로 장기전이 어렵다는 내용의 기사를 언급하며 "WSJ 기사는 틀렸으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지금처럼 중급·상급 탄약 비축량이 많거나 좋았던 적이 없다. 우리는 사실상 무제한으로 이들 무기 공급을 할 수 있다"며 "이 비축량만으로도 전쟁을 영원히, 매우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필요하다면 이란과의 장기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란도 장기 항전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 공습으로 폭사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그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란 당국자 3명을 인용해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기구인 전문가회의에서 대미 강경세력인 이란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차기 지도자 후보로 올리자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이란 및 시아파 이슬람 전문가인 발리 나스르는 NYT에 "만약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된다면, 이란 정권은 사실상 지금보다 훨씬 더 강경한 혁명수비대가 장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군도 장기 방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날 레자 탈라에이 닉 이란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 강요된 전쟁에서 (적이) 계획한 것보다 더 오래 저항하고 공세적 방어를 지속할 능력이 있다"며 "처음 며칠 만에 우리의 모든 첨단무기와 장비를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美 재정손실 확대 우려…대규모 지상군도 필요
미국 안팎에서는 장기전으로 접어들 경우, 막대한 재정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산하 '펜 워튼 예산모델(PWBM)'의 책임연구자인 켄트 스메터스는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의 총 경제비용은 최대 2100억달러(약 310조원)에 이를 수 있다"며 "직접 군사비 지출만 최소 400억달러에서 최대 950억달러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이 2개월 이상 지속되면 비용이 급격하게 더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란의 샤헤드 무인기(드론)는 대당 가격이 2만달러 내외지만 이를 요격하고 있는 미국의 미사일은 400만달러에 달한다"며 "장기전으로 갈수록 미국에 불리하고 이란에 유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군 전력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이란 작전에 동원된 미군 병력이 4만5000~5만명 수준인데 이정도 규모로는 제한적 공습만 가능하고 실제 장기전을 위한 지상작전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마크 캔시언 선임고문과 크리스 박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중동에 배치된 미군 전력은 징벌적 공습을 하기에는 충분하지만, 1991년 걸프전이나 2003년 이라크전에서와 같은 대규모 지상전을 수행하기에는 해병대와 특수작전부대, 이를 뒷받침할 병참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미군은 1991년 걸프전 당시 지상군을 45만명 투입했고, 2003년 이라크전에서도 15만명의 지상군을 동원했다.
마가서도 장기전 반대…중간선거 앞두고 정치적 부담
'마가'에서도 장기전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고립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미국의 보수 논객이자 대표적인 마가 지지층인 터커 칼슨은 미군의 공습 직후인 지난 1일 ABC 방송에 출연해 미군의 이번 작전을 "역겹고 사악하다"고 비판했다. 폭스뉴스 앵커 출신의 보수 언론인 메긴 켈리도 SNS를 통해 "이번 전쟁이 미국 우선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작전 도중 사망한) 군인들이 미국을 위해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란이나 이스라엘을 위해 죽었다고 생각한다"고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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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매체인 악시오스는 "마가 지지층은 이번 전쟁을 놓고 분열된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상당수 사람들은 해외전쟁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만약 이번 전쟁이 신속하게 결정적 승리로 끝난다면 전쟁에 반대하던 사람들도 곧 잊겠지만, 다른 양상으로 흘러간다면 많은 마가 지지층의 분노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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