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뒷받침 자료 충분히 확보
대표 등 최고위 임원진도 타깃
압수수색 직후 고발 전격 요청…제재 '급물살'
李대통령 "영구 퇴출" 기조 속 담합 뿌리뽑기
검찰이 '전분당 가격 담합' 혐의를 받는 국내 대형 식품업체 4곳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23일 이들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한 이후 형사처벌 절차를 본격화한 것이다. 검찰은 법인 차원의 담합 혐의를 뒷받침할 자료를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담합을 기획하고 주도한 대표이사 등 최고위급 임원진을 겨냥한 2차 후속 고발요청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4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지난달 말 공정위에 CJ제일제당, 대상, 사조CPK, 삼양사 등 4개 법인에 대한 고발요청권을 행사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이들 업체를 상대로 동시다발적인 강제수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수사는 포도당, 과당, 물엿, 올리고당, 대체당, 글루텐 등 식자재의 근간이 되는 '전분당 및 그 부산물 가격 담합' 혐의에 집중돼 있다. 전분당은 과자, 빙과류, 음료, 유제품 등 가공식품에 단맛을 내거나 점성을 더하는 핵심 원료로 쓰인다. 검찰은 수사 착수 전 분석을 통해 이번 전분당 담합 사건이 앞서 적발된 설탕이나 밀가루 담합보다도 범행 규모가 커 서민 체감 물가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강제수사 직후 곧바로 고발요청권을 행사한 것은 담합 범행을 입증할 핵심 물증을 이미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검찰은 본사 외에도 일부 현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계속 이어가며 추가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의 개입으로 공정위의 제재 절차도 단시일 내에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공정거래법상 검찰총장이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공정위의 후속 절차는 4개 법인 고발과 함께 과징금,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 여부를 판단하는 데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사의 칼끝은 담합 카르텔의 '윗선'을 정조준하고 있다. 검찰은 장기간 이어진 전분당 관련 담합에 관여한 임직원 수십명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가담 정도가 중한 임직원에 대해서는 후속 고발요청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이 같은 검찰의 행보는 약 10조원 규모의 짬짜미를 벌인 밀가루·설탕·전기(한전 입찰) 카르텔을 집중 수사해 무더기로 재판에 넘긴 최근 수사 기조의 연장선에 있다. 설탕 담합 사건에서는 제당사 임원 2명을 구속기소, 9명을 불구속기소 했고, 밀가루 담합 사건에서는 6개사 대표이사를 포함한 20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이번 전분당 담합에서도 최고위직 책임자들의 범행 가담 여부를 규명해 담합 행위의 뿌리를 뽑아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시장 지배력을 악용한 담합 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시장 신뢰를 훼손하며 국민 경제 발전을 방해하는 암적 존재"라며 "이런 반시장적 행위가 반복될 경우에는 아예 시장에서 영구적으로 퇴출시키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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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발 요청을 받은 공정위는 전분당 담합에 대한 자체 조사를 조만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민생 품목 담합 조사 현황을 보고하며 "전분당에 대한 조사가 다음 달(3월) 초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에 검찰의 고발 요청까지 더해지면서, 해당 기업들에 대한 과징금 부과와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 수위 및 발표 시점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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