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어무기 부족에 주한미군 중동 투입 가능성
이란, 북한과 미사일 기술 공유… 동맹국 손내밀듯
미국이 부족한 방어무기를 채우기 위해 우리 정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이란 군사 작전의 장기화를 예고하고 나섰지만 정작 이란의 공격을 막을 무기는 부족한 실정이다.
4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미군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나 SM-3 방공 미사일은 적의 탄도미사일을 타격하는 미군의 핵심 방어 전력이다. 사드는 지상 기지에, SM-3는 구축함에 실린다. 이란의 반격을 막을 수 있는 핵심 무기체계다.
하지만 미국은 작년 6월 벌어진 이란과 이스라엘의 '12일 전쟁' 때 방공 미사일을 전례 없는 속도로 소진한 뒤 이를 다시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방어를 위해 최대 150발의 사드 미사일을 소진했다. 2010년 사드 운용이 시작되고 나서 미군이 지금껏 확보한 전체 사드 미사일 수량은 650발 미만이다. 구축함에서 발사돼 대기권 밖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 미사일도 80여발을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사드·SM-3 등 방어무기 이미 소진
SM-3보다 사거리가 짧아 종말 단계 요격에 쓰이는 SM-2, SM-6 같은 다른 주요 요격 미사일 소진 상황도 마찬가지 심각한 편이다. 브렌던 맥레인 미 태평양함대 수상전력사령관은 지난해 홍해 후티 반군을 대상으로 한 작전 과정에서 2025년 1월까지 SM-2와 SM-6 약 200발을 소진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실제로 미군 수뇌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처럼 빈약해진 무기고 상태로는 이란을 상대로 장기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취지의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충 속도는 느리다. 요격미사일의 비싼 가격 때문이다. 미 전쟁부는 2026회계연도에 사드 미사일 37발을 8억4000만달러에, SM-3 미사일 12발을 4억4500만달러에 각각 조달할 예정이다. 한발당 가격이 2300만달러(약 331억원), 3700만달러(약 534억원)에 달한다.
주한미군 사드·패트리엇 방공자산 투입 가능성
미국이 방어무기를 채우지 못한다면 우리 정부에 요청할 수밖에 없다. 한반도의 주한미군 군사 자산 및 병력도 중동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패트리엇·사드 등 주한미군의 방공 자산과 지난해 한국 군산기지에 상시 배치된 MQ-9 '리퍼' 무인기 등 감시 정찰 자산 등이 이동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미드나잇 해머' 작전을 통해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하기 전,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 8개 중 3개를 중동에 순환 배치해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했다. 당시 차출됐던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와 인력 500여 명은 지난해 10월 한국으로 복귀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연구포럼 사무총장은 "공습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은 주한미군 전력과 자산을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도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부 관계자는 "주한미군 전력 운용에 대해서는 한미 간에 항상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연합 방위 태세 손상이 없도록 상의하면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일 엘브리지 콜비 미국 전쟁부 정책차관의 요청으로 통화를 하고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과 관련한 입장을 들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우크라이나처럼 탄약 우회 지원도
탄약 지원 가능성도 크다. 우리 군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미국의 요청에 따라 155mm 포탄 55만 발 등을 포함한 한반도 전쟁예비물자(WRSA-K)를 미국에 제공했다. WRSA-K는 미국이 1974년부터 5년 동안 한반도 전시상황에 대비해 한국에 가져온 탄약을 말한다. WRSA-K 탄은 우리 정부가 소유권을 갖고 있어 미국이 우리 정부의 동의 없이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 어렵다. 다만, WRSA-K 탄이 바로 우크라이나에 보내지는 것이 아니라 일단 미군 비축분으로 채워 넣은 뒤 미군의 기존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이어 미국은 포탄을 생산하는 국내 방산기업과 계약을 한 뒤 우리 군에 되갚는 방식이다.
주변국, 천궁 등 K 방산 추가 요청할 듯
주변국들의 방어무기 요청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랍에미리트(UAE)에 배치된 국산 방공무기 '천궁-Ⅱ'가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UAE 군 당국은 2022년 한국의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천궁-Ⅱ 10개 포대 도입 계약을 체결한 이후 현재까지 2개 포대를 실전에 배치했다.
호크 대신할 최신예 지대공유도무기 '천궁'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이 주변국 미군기지 등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을 때 UAE에 배치된 천궁-Ⅱ도 미국제 패트리엇, 이스라엘제 애로우 등 다른 방공무기와 함께 가동돼 이란 미사일을 요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궁-Ⅱ는 탄도탄과 항공기 공격에 동시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 무기체계로,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린다. 천궁-Ⅱ 1개 포대는 발사대 4기에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으로 구성된다. 외국에 수출된 국산 방공무기가 실전에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미사일 소진 땐 북한에 손 내밀 수도
반면, 이란은 공격무기가 줄어들 경우 북한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현재 이란은 2000여기가량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이 최첨단 자산을 총동원해 이란 내 1000곳 이상 표적을 집중적으로 타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대가 먼저 무력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실제 이스라엘군은 지난 6월 이후 실시한 공습을 통해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대 약 200기를 파괴하고 수십 기를 불능화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이는 현재 이란이 보유한 발사대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란·북한, 미사일 기술공유 등 동맹관계
이란과 북한은 이미 미사일 기술을 공유해왔다. 지난 2019년 11월 미국 전쟁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이란의 군사력과 관련한 보고서에서 탄도미사일 등 이란의 무기체계에 북한의 기술이 연계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은 북한 미사일 기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했다. 대표적으로 이란의 주력 중거리탄도미사일인 액체연료 추진형 '샤하브3'의 경우 북한의 '노동' 미사일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란이 2017년부터 생산한 '코람샤르' 역시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기술과 연계된 것으로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란은 고체연료 부문에서는 북한과 비교해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고체연료 기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파테' 시리즈가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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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관계도 끈끈하다. 2024년 6월 양국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이른바 '자동 군사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근거가 명시돼 있다. 해당 조약 4조는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로부터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 헌장 제51조와 북한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해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규정한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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