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방사 과정에서 개체 간 싸움 벌어져
'2인 1조' 관리 지침 어기고 1명이 담당
서울대공원에서 지난 18일 암컷 시베리아호랑이 '미호'가 폐사한 원인이 공원 측의 소홀한 문단속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영실 서울시의원이 서울대공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호의 죽음은 호랑이 입·방사 과정에서 일어났다.
당시 사육사는 외부 방사장에 있던 호랑이 한 마리를 내부 방사장으로 불러들였는데, 내실에 있던 다른 호랑이가 잠기지 않은 문을 통해 내부 방사장에 들어오게 됐다. 이 중 한 마리가 미호였다.
비좁은 내부 방사장에 함께 있게 된 미호와 다른 호랑이는 싸움을 시작했다. 사육사는 고압 호스 등을 이용해 두 개체의 분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결국 미호는 폐사했다. 부실한 문단속이 폐사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각 호랑이의 구체적 동선은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당시 서울대공원은 근무 지침도 어긴 것으로 파악됐다. 호랑이 입·방사 과정은 '2인 1조'로 관리돼야 했지만, 미호의 죽음을 부른 사고가 일어났을 때 사육사 1명이 관리하고 있었다.
이 의원은 "이번 사고는 단순한 개체 간 충돌이 아니라, 관리 체계의 반복적 허점이 드러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반복적인 사고는 서울대공원의 안전 불감증이 임계점을 넘었음을 보여 준다"며 "책임 규명과 제도적 개선으로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대공원은 지난 20일 안내 공지를 내고 미호의 폐사 소식을 전했다. 미호는 서울대공원 보유 개체였던 시베리아호랑이 부모 로스토프, 펜자 사이에서 2013년 6월6일 태어나 13년 동안 서울대공원에서 살았다.
공원은 공지에서 "우리는 서울대공원의 소중한 가족이었던 시베리아호랑이 미호와 너무나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호에 대해 "맹수사를 지키며 아들처럼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많은 시민에게 감동과 행복을 준 호랑이"라며 "무엇보다 사람을 좋아하고 애교가 많아 늘 먼저 다가와 눈을 맞추고 인사를 건네던, 사람과의 교감을 좋아하던 특별한 호랑이였다"고 설명했다.
지금 뜨는 뉴스
공원 측은 "미호는 다른 개체와의 투쟁이 발생한 끝에 우리 곁을 떠나게 됐다"며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금도 미호가 보여준 따뜻한 순간들은 오래도록 우리 마음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원은 남미관 인근 동물위령비와 미호가 생활하던 맹수사에서 내달 1일까지 추모 공간을 운영한다. 온라인 홈페이지에도 별도로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