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가정원, 올봄 가장 찬란한 순간을 열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봄을 여는 도시. 남녘 중심에서 순천만국가정원이 다시 한번 계절의 문을 연다. 혹독한 겨울을 견디며 땅속에서 숨을 고르던 구근은 꽃이 되었고, 새벽마다 정원을 지켜온 온갖 손길은 마침내 봄의 풍경을 완성했다. 이제 정원은 색과 향기, 사람의 온기로 가득 찬 가장 눈부신 시간 속으로 들어선다.
올해 봄 정원의 주인공은 단연 튤립이다. 전국 첫 개화 소식과 함께 60종, 100만 본 규모로 확장된 꽃물결이 동원 맞이원과 네덜란드정원, 스페이스허브 일대를 수놓는다.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식재 규모는 정원이 스스로 계절을 키워내는 힘을 보여준다. 붉고 노란 꽃 사이를 걷는 순간, 방문객은 어느새 봄의 한가운데 서 있게 된다.
목련은 고요히 고개를 들고, 수선화와 아네모네가 아름다운 자태로 뒤를 잇는다. 벚꽃과 유채까지 250만 송이 봄꽃이 3월 내내 릴레이처럼 피어나며 정원은 거대한 생명의 화려한 무대로 변모한다. 카메라 셔터 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이 겹쳐지고, 꽃잎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사람들의 표정을 밝힌다. 봄은 풍경이 아니라, 그 안에 선 사람의 마음마저 물들인다.
이번 봄 행사는 '보는 정원'을 넘어 '머무는 정원'으로 확장된다. 손을 움직이며 마음을 쉬게 하는 '가든 멍' 프로그램은 뜨개질과 글쓰기를 통해 사색과 몰입의 시간을 선사한다.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꽃 사이에 앉아 한 땀 한 문장을 쌓는 경험은, 정원이 주는 가장 깊은 선물이다.
순천에서 느끼는 미식 또한 봄을 완성하는 요소다. 벚꽃 아래 펼쳐지는 피크닉과 도시락 콘테스트, 정원 곳곳에서 즐기는 다채로운 먹거리는 오감으로 계절을 느끼게 한다. 꽃을 보고, 향기를 맡고, 맛을 나누는 순간 봄은 기억이 된다.
정원은 공간의 경계도 허문다. 동천을 가르는 정원드림호, 하늘길을 잇는 스카이큐브, 그리고 관람차까지?땅과 물, 하늘을 잇는 동선 위에서 정원의 봄은 또 다른 풍경으로 확장된다. 특히 물 위에서 바라보는 벚꽃길은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 모든 풍경 뒤에는 100여 명 정원사의 시간이 있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구근을 심고, 이른 새벽 물을 주며 계절을 준비한 이들의 노력이 오늘의 봄을 만들었다. 꽃은 자연이 피우지만, 정원은 사람이 완성한다.
순천만국가정원은 이제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도시를 움직이는 심장이다. 정원을 찾는 발걸음은 숙박과 식사, 지역 상권으로 이어지며 도시경제에 온기를 더한다. 꽃이 피면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면 도시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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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순천만국가정원은 단순히 방문하는 여행지가 아니라 일상에서 찌든 모든 고민을 훌훌 털어낼 수 있는 대한민국의 최고 힐링 장소이다.
호남취재본부 이경환 기자 khlee276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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