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10번째 타운홀 미팅
"지역도 자체적으로 먹고살 길 마련해야"
현대차, 9조원 규모 '새만금 로봇·수소·AI시티' 투자계획 발표
수십 년째 진행되는 '새만금 개발' 현실적 재조정 필요성 시사
이재명 대통령이 균형발전은 시혜나 배려가 아니라 국가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하며 '삼중 소외'를 당하고 있는 전북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특히 수십 년째 표류해온 새만금 사업을 두고 기존의 매립 중심 개발 방식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27일 전북대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모두발언에서 "과거에는 수도권 집중이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 측면이 있지만 이제는 발전은 도움은커녕 발전에 장애가 되고, 자칫 나라가 망할 상황에 이르러서 지역도 자체적으로 먹고살 길을 좀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핵심 과제가 됐다"며 "지역 균형 발전은 시혜나 배려가 아니고 국가 생존 전략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이 대통령의 취임 후 10번째 지역 타운홀 미팅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전북의 상대적 박탈감도 거론했다. 수도권 집중으로 지방이 차별받았고, 그중에서도 영남·호남 구도 속에 호남이 소외됐으며, 다시 호남 내부에서도 전북이 소외됐다는 이른바 '3중 소외' 인식이 지역사회에 퍼져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틀린 말은 아니다"라며 전북의 산업 기반이 약하고 광역시도 없다는 점을 짚으면서 이런 소외감이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이 전북 새만금 지역에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고 로봇 제조 공장을 세우는 등 첨단 산업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기로 한 것을 소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에 9조원을 투자해 로봇 제조부터 AI 데이터센터, 수소 생산, 재생에너지 발전까지 5개 사업을 새만금에서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 전북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만금 로봇·수소·AI시티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이번 투자가 호남권 전체의 경제지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두발언에서 전북과의 '각별한 인연'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전북을 중심으로 확산한 동학농민혁명을 언급하며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동학사상이 자신이 내세운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사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구호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북이 동학의 발상지라는 점을 짚으며 "전북에서야말로 함께 사는 대한민국"의 가치를 구현해보자"고 강조했다.
새만금개발 문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삼십 몇 년째 하고 있지 않으냐"며 사업 장기화 문제를 꺼낸 뒤,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릴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새만금을 계획대로 끝까지 매립해 농지와 부지를 만드는 방식이 지금도 효율적인지 되물으며, "꼭 땅을 만들어 태양광을 깔아야 하느냐. 수상 태양광도 있지 않으냐"고도 말했다. 시대 변화에 맞춰 현실적으로 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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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입지 때문에 실현 불가능하거나 비효율적인 일을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다"며 새만금 역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경제성과 실효성을 기준으로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다른 방식이 더 효율적이면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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