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소아청소년암 진료·연구 발전 심포지엄
전문의 전국 70명 미만, 5년 내 10% 은퇴 예정
치료기술 발전에도 '인력난'…"국가암관리법에 따라 정부가 개입해야"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혈액암 완치율이 80%를 넘어섰지만, 아이들을 치료할 현장의 의료 인프라가 붕괴 직전의 위기에 놓였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환자 수 감소가 의료인력 부족과 인프라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암센터는 27일 센터 검진동에서 '소아청소년암 진료 및 연구 발전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미림 소아청소년암센터장은 "국내 0~18세 소아청소년암 발생은 연간 약 1200명 수준으로 성인암에 비하면 극희귀암에 해당한다"며 "지난 30년간 의료진의 노력으로 소아백혈병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993~1995년 44.8%에서 2018~2022년 85.6%로 크게 올라 미국 등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5년 생존이 곧 10년 이상 장기 생존으로 이어지는 특성상, 초기 치료의 질이 아이들의 평생을 결정한다"며 "이는 국가 암등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암 발생 현황을 분석해 맞춤 치료 등의 전략을 세운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생존율은 향상됐지만 전국 소아청소년암 의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현재 전국에서 소아청소년암을 치료하는 전문의는 70명이 채 되지 않으며, 이들 중 10% 이상이 5년 이내에 은퇴를 앞두고 있다. 인력의 수도권 쏠림 현상도 심각해 울산, 강원, 경북, 세종 등 4개 지역에는 전공의가 전혀 없고, 인천, 광주, 대전, 충북, 전북, 제주 등 6개 지역은 단 1명뿐인 실정이다.
국립암센터 역시 인력난에서 자유롭지 못해 10년 전 4명이었던 소아혈액종양 전문의는 현재 3명으로 줄었고, 타 분과 전문의 지원은 전무한 상태다.
인력 부족은 첨단 의료 서비스 제공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강현귀 육종암센터 교수는 3D 프린팅을 이용한 골 재건술을 소개하며 "환자 맞춤형 수술이 가능해졌지만 의사가 직접 디자인에 수십 시간을 쏟아야 하는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김주영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양성자 치료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필수적이지만 마취과 의사 부족으로 인해 현재 한 번에 3명 이상의 아이를 마취하지 못해 많은 환자가 대기 중인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의료진들은 소아청소년암 진료 체계 유지를 위해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준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정부가 2024년부터 암관리법 시행령에 소아청소년암 국가 지원 명시를 포함하고, 5곳의 권역 거점병원을 지정해 인건비 등을 지원하면서 급한 위기는 넘겼지만 여전히 진료체계는 붕괴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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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소아청소년암은 환자 수와 관계없이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야 할 분야이고, 이제 학회나 사회적 자율에만 맡겨서는 해결될 수 없는 단계"라며 "전공의 교육 시스템과 보험 체계 등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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