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체육예산 1.6조…작년 토토기금 1.8조
핸드볼, SK 후원에도 여전히 비인기 종목
연맹, 토토 편입 추진 "기금 확대에 도움"
스포츠토토 발행 종목을 확대해 국민체육진흥기금 재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 일반회계보다 더 큰 규모로 국내 체육을 떠받치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이 안정적으로 확충되지 않으면, 비인기 종목과 아마추어 스포츠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7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문체부 전체 예산 7조8555억원 가운데 체육 분야 예산은 1조6987억원(21.6%)이다. 반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난해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발행으로 조성한 국민체육진흥기금은 1조8028억원에 달했다. 체육 분야에 한정하면 정부 일반회계보다 기금 규모가 더 큰 셈이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은 스포츠토토와 경륜·경정을 통해 조성되며, 이 중 스포츠토토가 약 90%를 차지한다. 지난해 체육진흥투표권 매출은 6조827억원으로, 환급금(당첨금 총액)과 운영비를 제외한 수익금의 약 33%가 기금으로 전용됐다. 이 재원은 프로스포츠 활성화, 유소년·아마추어 선수 육성, 비발행 종목 지원, 은퇴·부상 선수 지원 등에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체육 현장은 여전히 재정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산하 아마추어 경기단체들의 자체 수익은 전체 예산의 20~30%에 그치고, 나머지는 기부금과 공적 지원에 의존하는 구조다. 일부 종목이 기업 후원을 받고 있지만 이는 예외적인 사례에 가깝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스포츠토토 발행 종목 확대가 거론된다. 발행 종목이 늘어나면 매출 기반이 넓어지고, 그에 따라 국민체육진흥기금 규모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다는 논리다. 정부가 사행성 우려를 이유로 발행 총량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는 만큼, 신규 종목 편입이 총량 확대의 정책적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한체육회 산하 대한핸드볼협회와 H리그를 운영하는 한국핸드볼연맹은 지난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함께 '핸드볼의 스포츠토토 편입 및 종목 혁신 전략 포럼'을 열고 종목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핸드볼은 국내에서 드물게 대기업의 장기 후원을 받아온 종목이다. SK그룹은 2007년 대한핸드볼협회와 핸드볼큰잔치 후원 계약을 체결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듬해 최태원 회장이 협회장에 취임했고, 현재도 SK그룹 계열사 대표가 협회장을 맡고 있다. SK그룹은 2011년 기부채납 방식으로 핸드볼 전용경기장을 건립하고, 2012년 여자팀 SK슈가글라이더즈, 2016년 남자팀 SK호크스를 창단했다. 2023년에는 통합 프로리그인 H리그 출범을 주도하며 리그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지금까지 지원 규모는 약 1500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핸드볼은 여전히 '비인기 종목'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 임오경 의원, 양문석 의원(앞줄 왼쪽부터)이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핸드볼의 스포츠토토 편입 및 종목 혁신 전략 포럼'에서 핸드볼의 스포츠토토 편입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핸드볼연맹
포럼 참석자들은 핸드볼 편입이 특정 종목 지원을 넘어 체육계 전반의 재원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편입을 계기로 종목 인지도를 높이고, 기금을 확충해 체육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13일 폐막한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스키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17세 스노보더 최가온은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훈련하고 싶다"며 에어매트 시설 확충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가 롯데그룹으로부터 300억원을 후원받고도 여전히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은, 기업 후원만으로는 종목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 뜨는 뉴스
김대희 부경대 스마트헬스케어학부 교수는 "비인기 종목은 학령인구 감소로 선수 자원이 급감하면서 장기적으로 종목 유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스포츠 산업을 육성하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구조를 마련하고, 선수 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육성할 수 있도록 스포츠토토와 같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