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육휴 성과와 지속가능한 재원구조 토론회
"일반조세·새로운 기금 등 재원 다각도 검토"
일본은 2020년 고용보험법 개정해 계정 분리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월 26일 '육아기 10시 출근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한 '주식회사 소소한소통'을 방문, 직원 자녀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2026.01.26 윤동주 기자
"육아휴직급여 규모는 2020년 1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고갈되어 가는 고용보험기금만으로 급증하는 지출을 따라잡기 어렵다. 별도 재원 마련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정성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지난해 육아휴직자가 18만명을 돌파하면서 현행 고용보험기금만으로 재원 마련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금이 이미 고갈된 상황에서 1380만명 직장인이 내는 보험료 인상을 막기 위해서는 일반조세, 새로운 기금 등 재원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여 더 주고 기간 늘렸더니 1년 만에 육아휴직자 40% 증가
고용노동부는 26일 서울 중구 로열호텔에서 한국노동연구원과 '육아휴직제도 성과와 지속 가능한 재원구조'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저출생 대응과 일·가정 양립 지원이 국가적 과제로 부각되는 가운데, 육아휴직 제도의 성과를 확인하고 지속가능한 재원구조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수는 18만4329명으로, 전년보다 5만2000명(39.1%) 늘어났다. 2005년 1만명과 비교하면 18배가 넘는 수준이다. 10년 전인 2015년 8만7000명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남성 수급자가 8만7000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36.5%를 차지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2020년에는 23.5% 수준이었다. 5년 만에 13%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1년 만에 육아휴직 급여를 받은 사람이 40% 가까이 늘어난 것은 정부가 육아지원제도를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육아휴직급여는 월 최대 15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인상됐고, 일하는 부모가 함께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기존 12개월에서 1년6개월까지 육아휴직기간이 길어졌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성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빠 보너스제, 부부 맞돌봄을 강화한 결과 남성 참여율이 올라갔고 육아휴직의 보편화에 한발 다가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고용보험기금으로 역부족…성과 이어가려면 지속가능한 재원 구조 재설계해야"
성과는 확실했지만 한계도 분명했다. 육아휴직 제도 활성화로 재정 지출이 급격히 팽창함에 따라 고용보험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현재 육아휴직급여는 고용보험기금 내 실업급여 계정에서 지출되고 있는데 2020년 1조2121억원에서 지난해 3조6292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로써 실업급여 계정 가운데 출산전후휴가급여, 육아휴직급여, 육아기근로시간단축급여 등을 합한 모성보호육아지원 사업 지출액은 2020년 11.2%에서 24.5% 늘어났다.
정 위원은 "고용보험기금의 모성보호 지출이 급증하면서 재정 건전성에 우려가 제기된다"면서 "일반회계 전입금이 2020년 1800억원에서 2025년 5500억원으로 확대됐으나 육아휴직 지출 확대 규모 대비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고용보험기금은 코로나19 위기, 보장성 강화로 지출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을 제외하면 4조원대 적자를 기록 중이다.
김선애 한국경영자총협회 고용정책팀장 역시 "육아휴직제도는 지금까지 급여 수준을 높이는 것에 치중해서 발전해왔는데 이제 재정을 감당할 수 있는가 위기의식을 갖고 점검해야 한다"면서 "결국 고용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도가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고용보험 중심의 재원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 위원은 "지속가능한 재정 확보를 위해 고용보험기금 내 별도 계정을 분리하거나 신규 기금 편성, 국고지원 확대, 타 기금 활용 같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실업급여에서 육아휴직 급여가 지출됐으나 사용자 증가에 따라 예산 압박이 커지자 2020년 고용보험법을 개정했다. 현재는 기존 고용보험 계정의 실업 급여 계정에서 육아휴직급여 계정을 별도로 분리하는 한편 재원의 8분의1은 국고로 충당하도록 재설계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행 육아휴직급여 정책이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등 비정형 근로자를 포괄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재원이 고용보험인 만큼 임금 근로자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정 위원에 따르면 만 0세 자녀가 있는 임시·일용직, 1인 자영업자, 퇴직 1년 미만 출산 전후 퇴사자만 7만1000명에 이른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육아휴직급여는 핵심인구정책과 연결되는 만큼 일하는 부모를 포괄하는 제도의 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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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증가는 제도가 현장을 바꾸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이어 "육아지원급여는 비용이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투자"라면서 "그 투자가 지속되려면 사회 전체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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