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전망 1.8%→2.0%, 반도체 경기호조 0.2%P 기여
건설경기 더딘 회복에도 정부 소비·투자지원책 등 상방압력 작용
'경상흑자 1700억달러'…직전 전망(1300억달러) 큰 폭 상회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1.8%에서 2.0%로 올려잡은 데는 슈퍼사이클을 등에 업은 '반도체 경기호조'가 가장 크게 기여했다. 정부의 소비·투자지원책과 양호한 세계 경제 흐름, 반도체·의약품 관세 부과 시점 전제 이연 등도 성장률 상향 조정에 기여했다.
올해 분기별 전망은…1분기 성장률 0.9% "당초 예상 상당폭 상회"
26일 한은이 발표한 2월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은 지난해 11월 전망 수준보다 0.1%포인트 높은 2.0%를 나타냈다. 미국 관세 영향과 건설투자의 더딘 회복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 개선세 확대, 예상보다 양호한 세계 경제 흐름 등에 힘입은 결과다.
올해 분기별 성장률 전망(전 분기 대비)은 1분기 0.9%, 2분기 0.4%, 3분기 0.4%, 4분기 0.4%로 제시됐다. 올해 1분기 중에는 소비가 회복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강한 증가세가 나타나는 데다, 전분기 역성장(-0.3%)의 기저효과가 투자 부문을 중심으로 나타나면서 성장률이 당초 예상(0.3%)을 상당폭 상회해 1%에 근접(0.9%)할 것이란 전망이다. 2분기 이후에도 소득 여건 개선 등으로 소비 회복세가 완만하게 확대되고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호조, 예상보다 양호한 세계 경제 흐름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이어짐에 따라 양호한 성장 흐름이 나타날 전망이다. 한은은 다만 건설 등 비IT부문의 미약한 회복이 성장을 일부 제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비IT 부문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 전망 때와 같은 1.4%로, 상향 조정된 전체 전망을 고려할 때 IT와 비IT 간 격차는 더 커졌다"고 짚었다.
올해 성장률 0.2%P 상향 조정, '날개 단 반도체' 기여도 컸다
내년에는 내수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도 세계 경제 성장세 지속, 반도체 공급능력 확충 등으로 증가하며 1.8%의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전망(1.9%) 대비 0.1%포인트 낮춰잡은 수치다. 이 총재는 "반도체 등 IT제조업이 올해 성장률에 0.7%포인트 기여했고, 내년엔 0.5%포인트 기여할 전망"이라며 이 같은 기여도 하락이 전체 성장률 규모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포인트 상향조정된 데는 반도체 경기호조(0.2%포인트)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건설경기의 더딘 회복(-0.2%포인트)이라는 하방 요인을 상쇄하는 수준이다. 이밖에 양호한 세계 경제 흐름(0.05%포인트), 반도체·의약품 관세 부과 시점 전제 이연(0.05%포인트), 정부의 소비·투자지원책(0.1%포인트) 등이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은 2.2%로 제시됐다. 수요 압력이 아직 제한적인 가운데 전자기기·보험료 등 일부 품목의 비용상승 압력으로 지난해 11월 전망 대비 0.1%포인트 높여 잡았다. 지난해 4분기중 소폭 확대(2.4%)됐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 2%에 근접한 수준을 이어가다가 내년에는 목표 수준인 2.0%를 나타낼 전망이다.
올해 경상흑자 전망 대폭 상향 '1700억달러'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 전망경로를 크게 상회하는 1700억달러로 예상됐다. 직전 전망치인 1300억달러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지난해 성적(1231억달러) 역시 훌쩍 웃돈다.
상품수지가 반도체 가격의 큰 폭 상승 등으로 흑자 규모를 크게 늘릴 전망이다. 한은은 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품수지 흑자 규모를 1896억달러로 예상했다. 직전 전망(1386억달러)을 대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서비스수지는 경기회복에 따른 산업서비스 특허사용료 등 수요 증가, 디지털서비스 플랫폼 구독료 지출 증가 등으로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지난해 19만명에서 올해 17만명으로 다소 둔화하겠으나 민간고용상황은 부진이 완화될 전망이다. 고용 전망 경로상에는 정부의 청년고용 대책 등이 상방리스크로,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 영향은 하방 위험으로 잠재해 있다.
낙관 시나리오 적용 시, 올해 성장률 2.2%까지 확대
시장에서는 향후 AI 산업 성장 가속화에 대한 기대감과 AI 과잉투자에 대한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한은은 이를 고려해 국내 반도체 수출 향방에 대한 대안적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반도체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낙관 시나리오 적용 시 올해 성장률은 2.2%까지 높아졌다. 피지컬 AI 확산 등으로 반도체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국가 주도 AI 추진이 가속화함에 따라 향후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물량이 지난해 수준에 근접한 증가세를 지속하는 상황을 가정한 결과다. 이 경우 올해 성장률은 기본 전망 대비 0.2%포인트 상승하고, 내년엔 0.3%포인트 올라 2.1%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때 물가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0.1%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추정됐다.
지금 뜨는 뉴스
반면 비관적 시나리오 적용 시 올해 성장률은 1.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AI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데이터센터 확충 과정에서 전력 부족 등 물리적 병목현상이 심화하면서, 반도체 수출 물량 증가율이 올해 중 6% 내외, 내년 중 3% 내외로 빠르게 둔화하는 상황을 가정한 결과다. 이 같은 상황을 가정할 경우 내년 성장률은 1.5%에 그치게 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