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배송 넘어 '체감 혜택' 경쟁 본격화
객단가·재구매율 끌어올리는 락인 전략
적립·콘텐츠 결합해 충성 고객 확보 경쟁
이커머스 업계가 '멤버십 전쟁'에 본격 돌입했다. 무료배송 중심의 1세대 경쟁을 넘어, 구독료 대비 실질 체감 혜택이 소비자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부상하면서다. 각 사는 적립률을 높이고 콘텐츠·배송·그로서리(식료품) 경쟁력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충성 고객 락인(lock-in)에 사활을 걸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이 멤버십 '쓱세븐클럽'의 장보기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7일부터 이달 19일까지 멤버십 회원의 93%가 신선·가공식품 등 그로서리 상품을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멤버십 회원의 장보기 객단가는 일반 회원 대비 2배가량 높았다. 가공식품과 신선식품 구매액은 멤버십 가입 이전과 비교해 각각 23%, 21% 증가했고, 재구매율은 일반 회원보다 27%포인트 높았다. 멤버십이 실제 소비 확대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SSG닷컴 관계자는 "직관적인 7% 적립 혜택에 이마트의 소싱·운영 노하우 기반 상품 경쟁력, 원하는 시간에 받아볼 수 있는 쓱배송의 편의성이 더해지며 장보기 수요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쓱세븐클럽은 월 2900원에 쓱배송(주간·새벽·트레이더스) 상품 결제액의 7%를 SSG머니로 고정 적립해주는 구조다. 신세계백화점몰·신세계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대 7% 쿠폰도 매달 제공한다. SSG닷컴은 다음 달 5일 장보기 적립 혜택에 OTT '티빙(TVING)' 콘텐츠를 결합한 월 3900원 상품을 출시해 멤버십 외연을 넓힐 계획이다.
다른 업체들도 멤버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쿠팡 중심 소비 패턴이 균열을 보이며 가격·혜택을 비교해 플랫폼을 옮겨 다니는 이른바 '탈팡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무료배송만으로는 충성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점점 '구독 효율'을 계산하기 시작했다"며 "단순히 배송이 빠른지를 보는 게 아니라, 한 달 소비 총액 대비 얼마나 환급받는지까지 따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은 네이버쇼핑 결제 시 최대 5% 네이버페이 적립이 강점이다. 무료배송 쿠폰과 함께 OTT·음악·게임·웹툰 중 하나의 콘텐츠 혜택을 선택할 수 있다. 검색·결제·콘텐츠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플랫폼 전략이 특징이다.
컬리의 '컬리멤버스'는 월 1900원으로 구독료가 가장 낮다. 다만 적립 구조는 구간별 차등 방식이다. 월 구매액 30만원 미만은 적립이 없고, 30만~50만원 3%, 50만~100만원 5%, 100만원 초과 시 7%를 적립해준다. 월 적립 한도는 최대 10만원으로 높다. 일정 수준 이상을 꾸준히 소비하는 '헤비 유저'를 타깃으로 한 설계다. 실제로 컬리멤버스의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94% 증가했다.
반면 쿠팡의 와우 멤버십은 월 7890원으로 가장 비싸지만, 적립이나 캐시백 대신 '무제한 배송·반품'이라는 절대적 편익을 내세운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무료배송, 무료 반품 서비스 등이 핵심이다.
G마켓도 올해 1분기 내 적립형 신규 멤버십 '꼭멤버십'을 출시할 계획이다. 2017년 업계 최초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 이후 9년 만의 독자 멤버십 재정비다. 신세계그룹 계열 편입 이후 SSG닷컴과의 역할 재정립 속에서 차별화된 보상 구조를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멤버십은 고객 생애가치(LTV)를 높이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라고 분석한다. 월 구독료라는 고정 수익을 확보하는 동시에, 가입 이후 객단가와 재구매율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특히 반복 구매 빈도가 높은 그로서리 카테고리는 멤버십 효과가 극대화되는 영역으로 꼽힌다. 여기에 OTT 등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하면 소비자의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구독 모델로 확장할 수 있다.
다만 경쟁이 과열될 경우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적립형 멤버십은 매출 확대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마케팅 비용의 선지급 구조라는 점에서 거래액 증가가 곧바로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는 탓이다. 실제 적립률과 쿠폰 사용률, 콘텐츠 제휴 비용을 감안한 정교한 손익 관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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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다른 관계자는 "멤버십은 단순한 혜택 상품이 아니라 고객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축적하는 장치"라며 "가입 고객의 구매 주기와 카테고리 확장 경로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어 플랫폼 입장에서는 마케팅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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