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철의 스타트업 필독法
안희철 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상법 제388조는 정관에 이사 보수를 정하지 않으면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실무에서는 정관에 개별 보수를 적시하지 않은 채 정기주총에서 이사 전원의 보수총액 한도만 승인받고 그 안에서 개별 이사의 보수와 산정 기준은 이사회가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왔다. 오랜 기간 큰 문제 없이 이런 방식으로 하다 보니 이 안건은 다소 관행적, 형식적으로 처리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2025년 봄 대법원에서 확정된 남양유업 사건은 이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이사보수 한도 결의가 회사 전체 비용관리 차원의 포괄적 승인에 그치는지, 아니면 특정 이사 개인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결의인지 여부가 대법원 판결의 주요 쟁점이었다. 남양유업은 2023년 정기주총에서 이사보수 총한도를 50억원으로 정하는 안건을 상정했고 당시 최대주주이자 사내이사였던 홍원식 전 회장이 찬성표를 던져 안건이 통과됐다. 그런데 상근감사는 홍 전 회장이 바로 그 보수 한도 결의의 적용 대상인 '이사'이므로 상법 제368조 제3항의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에 해당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데도 투표했다는 점을 문제 삼아 결의 취소를 요구했다.
1심과 2심 법원은 모두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해 확정됐다. 보수한도 결의는 추상적인 비용 승인에 그치지 않고, 결의가 성립하는 순간 이사들에게 해당 한도 범위 내에서 보수를 받을 수 있는 법적, 경제적 지위를 부여한다. 따라서 이사보수 한도 결의는 이사 개인에게 경제적 이익의 가능성을 만들어 주는 행위이고 이는 주주의 일반적 이해관계와 분리된 특별한 이해관계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사 전체의 보수 한도'라는 외형이더라도 이사 개인의 이익과 연결되는 만큼 특별이해관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해당 이사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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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법리는 2026년 정기주총을 준비하는 회사들에 특히 중요하다. 앞으로 이사보수 한도 안건을 더 이상 형식적으로 처리할 수 없다. 주주 중에 이사 지위에 있는 사람이 있는지, 그 사람이 행사한 의결권이 결의 성립에 결정적이었는지, 그 의결권을 제외하면 정족수가 유지되는지를 사전에 꼼꼼히 따져야 한다. 만약 보수 한도 결의가 취소되면 그 결의에 근거해 지급된 보수의 적법성 논란, 나아가 퇴직금 및 손해배상 책임 등으로 분쟁이 커질 수 있다. 한 번의 절차적 하자가 장기 분쟁의 출발점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안희철 법무법인 디엘지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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