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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되, 날로 새롭게" 창작과비평, 60년의 시간 위에서 다시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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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0주년 간담회
K담론 확장·IP 사업 강화, 출판콘텐츠기업 전략 제시

군사정권의 검열과 강제 폐간, 출판사 등록 취소를 지나 복간과 민주화의 시간을 건너왔다. 그리고 2026년, 계간 '창작과비평'은 창간 60주년을 맞았다.

"한결같되, 날로 새롭게" 창작과비평, 60년의 시간 위에서 다시 묻다 2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열린 창비 6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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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서교동 창비 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는 기념보다 질문이 먼저 나오는 자리였다. 한 문예지가 어떻게 사라지지 않았는가, 그리고 무엇으로 다음 시간을 버틸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남주 '창작과비평' 편집주간, 황정아·백지연 편집부주간, 염종선 창비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단상 위 발언은 축하보다 설명에 가까웠고, 회고보다는 기준을 정리하는 쪽으로 향했다.


세대의 축적, 구조로 버텨온 시간

60년의 지속 동력을 묻는 질문에 염종선 대표는 개인보다 구조를 먼저 언급했다. 편집위원과 실무 편집자, 영업과 제작 인력이 세대별로 이어져 왔고, 그 축적된 조직력이 장기 지속의 조건이었다는 설명이다. 인물은 교체됐지만, 편집과 출판을 분리하지 않는 방식은 유지돼 왔다고 했다.


명예편집인 백낙청은 이 구조의 상징으로 언급됐다. 현재는 그는 공식 실무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다만 잡지 발간 이후 열리는 합평회에 참석해 의견을 전하고, 편집진은 이를 검토해 반영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염 대표는 설명했다.


이어 염 대표는 '창작과비평'의 기본 태도를 "시대를 호흡하며 적응하면서 극복하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현실을 외면하지 않되, 그 안에 머무르지 않는 이중의 과제가 잡지를 관통해왔다는 설명이었다.


"한결같되, 날로 새롭게" 창작과비평, 60년의 시간 위에서 다시 묻다 2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열린 창비 6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정아 편집부주간, 이남주 편집주간, 염종선 창비 대표이사, 백지연 편집부주간. 연합뉴스
문예지이자 정론지…K담론, 문학에서 사상으로

문예지와 정론지를 동시에 지향해온 선택에 대해 이남주 편집주간은 "쉬운 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문학과 사회비평을 한 지면에 싣는 방식은 늘 긴장을 동반했고, 그 긴장을 조정하는 일이 편집의 핵심 과제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편집 기준으로 '서생적 문제의식과 현실적 감각'을 언급했다. 이상에 머물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태도?두 문제의식을 결합하려는 시도 자체가 '창작과비평'의 문제의식이라는 말이었다. 정론 지향의 힘은 문학으로부터 나왔고, 문학은 창조적 사유의 원천으로 작동해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같은 편집 방향은 60주년 기획으로 이어진다. '창작과비평'은 2024년부터 진행해온 연속기획 'K담론을 모색한다'를 2026년 봄호에서도 지속한다. 한국 민주주의와 중도 사유, 한국 현대사의 경험을 세계적 사유 자원으로 정리하는 작업이다.


동시에 '한국문학과 K사상의 가능성' 연재를 시작한다. 염상섭과 나혜석을 출발점으로 한국문학을 문명비평과 사유의 자원으로 다시 읽겠다는 구상이다. 가을에는 'K사상 심포지엄'을 열어 '한국사상선'(전30권) 완간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한결같되, 날로 새롭게" 창작과비평, 60년의 시간 위에서 다시 묻다 이남주 창작과비평 편집주간이 24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 50주년홀에서 열린 창비 6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화한 독자 지형과 영상 시대, 읽기의 방식

독자 지형도 함께 제시됐다. 2026년 봄호 기준 '창작과비평'의 정기구독자는 종이·전자 합산 1만 명이다. 종이 7500명, 전자 2500명이다. 2030 세대 비율은 40%다. 북클럽 '클럽창비' 2기에는 2700여 명이 참여 중이며, 이 가운데 2030 비율은 56%로 제시됐다.


황정아 편집부주간은 "문학과 정론을 함께 다루는 잡지라는 점 때문에 가입한 독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문학과 사회적 논의를 결합한 형식 자체가 독자 유입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글보다 영상으로 정보를 판단하는 흐름은 잡지에게 분명한 도전이라는 인식이었다. 이 주간은 최근 10년간 독자 규모가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면서도, 여기에 안주할 수는 없다고 했다.


잡지에 실린 글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북클럽 활동, 온라인 플랫폼 '매거진창비'를 통한 연재 확장 등은 그 대응 방식으로 제시됐다. 그는 "어렵고 쉬운 글의 문제가 아니라 명료한 문제의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형식적 각주나 의미 없는 이론 인용에 대한 젊은 독자들의 피로감도 편집 과정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지연 편집부주간은 종이잡지의 속도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소설 연재와 앤솔로지형 콘텐츠를 실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이를 대체하기보다 결합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었다.

"한결같되, 날로 새롭게" 창작과비평, 60년의 시간 위에서 다시 묻다 창비 2025 겨울호는 배우 박정민의 산문이 게재되며 잡지 베스트셀러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 창비

작품의 힘, 그리고 다음 과제

셀럽 추천이 출판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박정민 배우의 추천으로 주목받은 소설집 '혼모노'를 두고, 이 주간은 "홍보가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성과를 만드는 것은 결국 작품의 힘"이라고 말했다. 백지연 역시 "좋은 소설이 아니면 현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했다.


출판 환경 전반의 위기와 관련해 염 대표는 읽기와 토론의 기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번역과 해외 유통을 포함한 저작권 수출, IP 사업 확대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아동서 시리즈 '고양이 해결사 깜냥'은 영상화를 포함한 2차 창작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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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는 K문학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에 힘입어 출판 저작권 수출과 IP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염 대표는 "K문학에 대한 해외 관심이 높아진 만큼 번역과 해외 진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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