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IEEPA 근거 관세 '위법'
통관시점·세액확정 여부 신속 점검
확정일에서 180일 이내 이의신청
확정 전이면 사후정정절차 활용
트럼프 무역법 122조 근거로
판결 이튿날 15% 관세 인상 예고
더 강력한 301조 동원 가능성
美 정책 재설계 면밀히 살펴봐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해온 고율 관세에 대해 현지 연방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리면서 기업들의 대응 전략도 분주해지고 있다. 기업들이 미국 사법부의 판결로 관세를 되돌려 받기 위해서는 이의신청 등 적극적인 환급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여전해 현지 사업에 미칠 영향, 관세정책 재설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IEEPA에 기초한 관세 부과가 행정부의 권한을 초과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작성한 다수의견의 요지는 헌법상 과세권은 오로지 의회에만 부여된 권한이며 IEEPA 규정 내 '수입 규제'라는 문언만으로는 행정부에 과세권을 위임했다고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가 펜타닐 밀수 대응 등을 명분으로 부과했던 캐나다·멕시코·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와 이른바 '상호관세'는 법적 근거를 잃게 됐다.
대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미국 정부가 위법한 근거로 납부된 관세를 자동으로 환급해주지는 않는 만큼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다. 법무법인 태평양 관계자는 "상호관세는 무효화됐어도 철강·자동차 등 기존 품목관세는 유지되는 데다 이미 납부된 IEEPA 관세의 환급 여부는 국제무역법원(CIT)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며 "기업들은 통관 시점과 세액 확정 여부를 신속히 점검해 이의제기 등 권리보전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환급 여부는 수입 신고의 확정 여부에 따라 대응 방식이 갈린다. 이미 세액이 확정된 건은 확정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미국 관세청(CBP)에 이의신청을 제기해야 하며, 이 기한을 놓치면 환급권이 소멸된다. 아직 확정 전인 건은 사후정정(PSC) 절차를 통해 환급을 꾀할 수 있다.
연방대법원 판결로 관세 환급에 재무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면 필요한 실무 조치를 완료해야 한다. 법무법인 율촌 통상산업전문팀은 기업들이 취해야 할 대응 방안으로 ▲ACH(미국 내 은행 간 전자결제시스템·Automated Clearing House) 환급 계좌 개설 ▲대상 수입 건 식별 및 서류 준비 ▲수입신고 확정 상태 확인 ▲전략적 불복 시기 조율 등 4단계를 제시했다.
율촌 관계자는 "미국 무역법 제122조에 따른 대체 관세 부과 위험이나 현지 사업 환경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이의신청 제기 시 신속 처리 요청(Accelerated Disposition)을 활용해 CBP의 자의적인 처리 지연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도 기업 지원에 나섰다. 한국 관세청은 관세 지급 인도 조건(DDP)으로 수출해 직접 관세를 부담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환급 관련 정보를 개별 제공하고 절차를 지원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판결로 트럼프발(發) 관세 위협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무역법 제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10%의 임시 수입할증관세를 발동한 뒤, 이튿날 이를 15%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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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는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301조 등 다른 법적 수단을 동원해 더 날카로운 칼을 꺼내 들 수 있다"며 "시장에 새로운 공포와 불확실성이 생긴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재설계 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통상법 중 가장 강력한 조항으로 꼽히는 무역법 제301조는 외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으로 미국의 이익이 침해될 때 보복 관세 등을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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