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야권 예비선거에 '전복 혐의' 적용
엠네스티 "심각한 인권상황 반영"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의 기소를 기록한 '홍콩 47인 사건'의 항소심에서 법원이 야권 인사 12명의 항소를 전면 기각했다. 이번 판결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명보·연합조보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홍콩 고등법원 항소재판부는 이날 범민주 진영 예비선거 관련자 12명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이들은 전 입법회 의원 렁쿽흥, 람척팅, 레이먼드 찬, 헬레나 웡 등이며 원심에서 4년5개월~7년9개월의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원심에서 무죄를 받은 전직 구의원 1명에 대해 홍콩 율정사(법무부)가 제기한 항소 역시 기각됐다.
이번 항소는 2021년 초 다수의 주요 민주파 활동가와 정치인들이 국가 정권 전복 혐의로 무더기 체포된 이른바 '홍콩 47인 사건'에서 비롯됐다.
홍콩 야권은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2020년 9월로 예정됐던 입법회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야권 후보를 뽑는 비공식 예비 선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입법회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약 60만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그러나 홍콩 검찰이 해당 선거는 불법이라며 나섰다. 입법회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해 홍콩 정부를 마비시키고 행정 수반을 낙마시키려는 목적으로 조직된 국가 정권 전복 계획이라고 했다. 검찰은 2021년 초 민주 진영 인사 55명을 체포하고 이 중 47명을 홍콩보안법상 전복 혐의로 기소했다. 이는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 기소였다. 이 가운데 45명은 유죄가 인정돼 4년2개월~10년 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예비선거 이후 홍콩 정부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입법회 선거를 연기했다. 중국은 '애국자'만 출마할 수 있도록 홍콩 선거제도를 수정했다. 예정보다 15개월 늦은 2021년 12월 열린 입법회 선거는 민주 진영이 불출마한 가운데 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일부 서방권 국가들과 시민단체들은 중국이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은 호주 시민권자인 고든 응이 항소에서 패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캔버라 당국이 "중국과 홍콩 당국에 국가보안법의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적용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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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인터내셔널 홍콩 측은 "법원이 잘못된 유죄 판결과 형량을 뒤집지 않음으로써 대규모 불의를 바로잡을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며 "정부에 대한 평화적인 반대는 죄가 아니며, 아직 수감 중인 '홍콩 47인' 전원을 조건 없이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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