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태계가 성장률을 결정한다
매년 초 세계경제의 흐름을 보여주는 CES와 다보스포럼이 많은 관심 속에 끝났다. 지난해 '인공지능(AI)에 빠져보자'라는 주제에서 올해는 '혁신가들이 나타났다'는 주제로 지난달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4000개가 넘는 세계 기업들이 과연 AI가 어떻게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것인가 전시하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전 세계 리더들이 발표를 이어갔다. 일상의 가전제품뿐 아니라 자동차와 의료기기, 식품, 스포츠, 도시, 미디어, 디지털자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 상품들이 소개돼 가히 AI 시대를 실감했는데, 이러한 AI 춘추전국시대에 한국경제는 어디로 가야 할지 생각해 봤다.
우선 시장이 창출돼야 한다. 1990년대 초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 미국은 앨 고어 부통령 주도로 정보고속도로 사업에 착수했고 한국도 45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되는 초고속망 사업을 추진했다. 학교·병원·농업·도시·국방·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서비스 모델을 혁신해 온라인화하는 시도가 진행돼 엄청난 시장이 창출됐고 IT 강국이 될 수 있었다.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과 네이버·카카오 같은 기업이 새로운 강자로 등장하는 새로운 운동장이 생긴 것이다. CES 같은 전시회에서 소개되는 새로운 혁신 기술이 실제로 시장에서 활용되는 기회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지난해 AI 예산 10조원 중 25%가 응용서비스 분야에 배정되고 있는데, 보다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도록 민간 투자도 활성화돼야 한다.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지자체 역할도 중요한데 이번 6월3일 지방선거도 AI가 활성화될 수 있는 생산적인 기회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두 번째로 기업들, 특히 스타트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기업들은 주력 사업을 AX(AI 전환)화할 수 있는 기술적 재무적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스타트업들은 기회가 제약될 수밖에 없는데, 이들의 리스크를 덜어줄 수 있는 지원 시스템이 확충돼야 한다. 팁스(TIPS) 같은 벤처 자금 투자가 확충되고 있으나 인수합병(M&A) 시장은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고비를 넘지 못하고 사업화되지 못하더라도 기존 시장과 융합해 혁신을 가속할 수 있어야 한다. 세제와 금융시스템 개선이 요청되는 부분이다.
세 번째로는 AI 인프라가 정비돼야 한다. 기술적 인프라인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이 확대되고,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에너지 공급도 개선돼야 한다. 동해안 지역에 완공된 발전소가 있지만 송배전시설 미비로 공급되지 못하는 모순은 조속히 시정돼야 한다. 특히 네트워크 인프라 부분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일본은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가 손잡고 제조 기업과 대학 등 대규모 AI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특화통신 인프라를 확충하는 사업에 착수했는데, 우리도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 인력 공급을 위한 AI 대학과 대학원 교육도 활성화해야 하며, 인문학이나 공학 분야 커리큘럼도 개선해 AI 활용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AI 제도 혁신이 필요하다. AI 투자를 위한 방법론이 중요하다. 각 부처나 지자체가 AI 사업 시 필요한 충분한 컨설팅이 지원돼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인데, 예컨대 국제표준기구(ISO)에서는 '혁신경영'이라고 하는 새로운 표준을 제안하고 있는데 이를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오는 11월 세계총회가 한국에서 개최되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AI 기업을 위한 투자나 대출 시 필요한 새로운 평가방법이 제공돼야 한다. 이러한 도전 과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갈 때 한국경제는 AI를 날개 삼아 2% 이상 성장하고, 지난해 일본에 역전된 성장을 동계올림픽처럼 재역전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뜨는 뉴스
강성주 세종대 초빙교수(전 우정사업본부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