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국내외 경제전문가 15인 대상 조사
성장률 2.0% 내외 개선+여전한 외환·부동산 시장 불안
'연내 동결' 93.3%…동결기 이후 인상vs인하 갈려
美 6월 인하, 올해 최종금리 3.25% 전망 다수
오는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전문가 전원이 금리 동결(연 2.50%)을 전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2.0% 내외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과 여전한 외환·부동산 시장 불안이 금리 유지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서다. 전문가 다수가 '연내 동결'을 전망하는 등 동결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동결기 이후 통화정책 방향성은 인상과 인하 양방향으로 갈렸다.
전문가 전원 '2월 동결'…물가·성장·환율·부동산, "인하 명분 소멸"
22일 아시아경제가 국내외 경제연구소·증권사·은행 등의 경제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15명 전원(100%)이 이달 기준금리 2.50% 유지를 예상했다. 이 가운데 13명(86.7%)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동결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7월, 8월, 10월, 11월, 올해 1월에 이은 6회 연속 동결이다.
물가가 상방 압력을 남겨둔 채 목표치(2.0%) 부근에서 안정된 가운데, 성장은 2% 내외의 완만한 회복 국면이라는 게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요인이다. 반면 환율과 부동산, 가계부채 등 금융 안정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한준희 NH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 완화 필요성은 제한적"이라며 "특히 장기금리 상승으로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간 괴리가 확대된 가운데 정책금리를 인하하면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어 신중한 스탠스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금융안정 측면에서 과열 양상인 수도권 부동산 시장과 풍부한 금융시장 유동성, 원화 약세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시장과 환율 안정을 위한 정부의 정책 대응이 집중되고 있어 이달에도 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주 ING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연말에 비해선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여전히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고, 부동산 관련 정부 대책이 추가로 나왔으나 집값 안정화 효과를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판단하에 금리 동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는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 부진으로 역성장했으나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인한 수출 호조와 탄탄한 소비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은의 2월 경제전망에서도 올해 성장률이 2% 내외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 전망 상향 폭과 수준을 고려할 때, 금리 조정이 불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중심 성장 개선세 가시화로 추가 금리 인하 명분이 소멸했다"고 짚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반도체 수출 경쟁력 강화 등에 한은은 인하보다는 동결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절반 이상 "올해 말~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동결"…'상당 기간' 후 인상 전망
전문가들은 대체로 금리 동결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5명(33.3%)이 적어도 올해 말까지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봤고, 4명(26.7%)은 내년 상반기까지 동결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동결기를 내년 하반기까지 예상한 응답자도 1명 있었다. 기간을 특정하지 않았으나 향후에도 상당 기간 동결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본 전문가 역시 4명(26.7%)이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과 외환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변화가 있거나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움직임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2~3분기) 한 차례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1명 있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센터장은 "금융안정에 유의하면서도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2~3분기 중 기준금리를 2.25%까지 추가 인하하면서 완화 기조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경제 성장률이 2% 이상으로 빠르게 개선되거나 원·달러 환율과 주택가격 오름세가 이어진다면 기준금리가 연중 2.50%에서 동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제했다.
동결기 이후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으나, 모두 '전제 조건 충족 시'라는 단서가 달렸다. 동결기가 상당 기간 지속된 이후 인상을 점친 응답자는 7명(46.7%)이었다. 안재균 연구원은 "연간 성장률이 2.2% 이상 높아지고, 물가 목표치가 2%를 초과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 중 인상 시점을 타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 역시 "조기 인상 전환을 위해서는 기조적인 물가 흐름이 2%대 중반까지 상승하거나 올해 성장률이 2%대 중반에 가깝게 높아져 GDP 갭의 마이너스(-) 폭이 연말 부근 소멸하는 구도로 가야 한다"며 "동결 기조가 역대 최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짚었다.
반면 동결기 지속 후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목소리도 있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인하 사이클 재개를 점쳤다. 금융 불균형과 경기개선, 물가 목표 상향으로 금리 인하의 휴지기가 길어졌을 뿐 추정 중립 금리 중간값인 2.25%까지 통화정책 완화 여지가 남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환율은 4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이후, 부동산은 지방선거 이후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통화정책의 부담을 덜어내겠지만, 경기와 물가 측면에서 내년 하반기는 돼야 반도체 사이클 둔화와 확대 재정탄력 일부 둔화를 근거로 중립 금리 룸을 활용할 기대가 살아날 것"이라고 짚었다. 건설투자와 청년 고용률 둔화 등 내수 위축 요인을 고려할 때 내년 이후 다시 재정과 통화정책 간 조합이 필요한 상황이 예상된다는 판단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수출 모멘텀 둔화 시 정책 공조 차원의 인하가 필요할 것"이라며 내년 2분기께 추가 인하를 전망했다.
美 6월 인하, 올해 말 금리 상단 3.25% 전망
미국의 다음 정책금리 인하 시점은 오는 6월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9명(60.0%)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달 3월을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시점이 뒤로 밀렸다. 올해 미국의 최종 금리는 상단 기준 3.25%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8명(53.3%)으로 가장 많았다. 현재 수준(3.75%)에서 0.50%포인트 인하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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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현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발표된 1월 고용보고서의 지표 호조로 인해 금리 동결 기간이 길어질 수 있지만, 지난해 상당 기간 고용시장이 부진했고 1월 보고서만으로는 노동시장 둔화 우려를 완벽하게 해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상반기 데이터 확인의 시간을 가진 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교체 후 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연구원 역시 "Fed는 물가가 목표(2.0%)에 지속적으로 안착하는지 여부를 추가 확인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고용 역시 급격한 둔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3월 및 5월 회의에서 즉각적인 인하를 단행할 유인은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가나다순)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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