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부실기업 상장폐지 개혁방안
"부실 상장기업을 정리해 시장의 건전성 제고"
"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기업과도 소통할 것"
"동전주 퇴출을 진작 했어야 했는데 늦은 측면이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2일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하면서 "25년 전 사무관으로 코스닥 업무를 할 때 동전주라는 것을 알았는데 이제야 동전주 퇴출 등 국제 기준을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 부위원장은 "오는 7월 1일부터 동전주 상장 폐지 요건이 적용되는데 기업들에 사실상 6개월 이상 시간을 준 셈"이라며 "이번 방안으로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면 주가지수는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안에는 1000원 미만 동전주 상장 폐지 요건 신설 등이 포함됐다. 시가총액 기준은 최종 강화 완료 시점을 2028년 1월에서 내년 1월로 앞당기고, 완전자본잠식 요건에는 반기 기준도 추가했다. 공시위반에 따른 상장폐지 요건 역시 최근 1년간 공시벌점 15점에서 10점으로 보다 기준을 강화한다.
다음은 권 부위원장과 기자단과의 일문일답.
-동전주에 대한 상장 폐지를 추진하면 기초체력이 튼튼하지만 저평가된 기업의 돈줄이 마를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제도 운영 과정에서 이런 기업에 대해 세심히 볼 것이다. 기존에는 시가총액, 매출액 등으로만 기업을 판단했는데 이제는 미국 나스닥처럼 주가 수준을 보며 균형되게 판단하려고 한다. 동전주는 평소에 거래가 없다가 갑자기 수요가 몰려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 이번 방안을 통해 부실 상장 기업을 정리해 시장의 건전성을 높이고 투자자 보호에도 나설 계획이다.
-동전주에 대한 상장 폐지 유예 기간을 주는 미국보다 더 강한 조치 같은데.
▲기계적 비교보단 부실 기업을 신속 정리하기 위해 외국 사례를 참조해서 기준을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도입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나라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비교해보면 미국 나스닥보다 더 강한 규제도 있고 약한 규제도 있다. 우린 동전주가 관리 종목이 되면 90일간 45일 연속 1000원 이상이 돼야 하도록 추진하는데 미국 나스닥은 이보다 기간이 더 짧은 측면이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해킹대응을 위한 과기정통부-금융위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는 롯데카드와 KT관계자들이 배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했다. 2025.9.19 조용준 기자
-일시적 주가 띄우기를 통한 상장 폐지 회피를 막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식은.
▲시가총액 기준 유지 기간을 늘려 형식적인 우회를 차단하려고 한다. 관리 종목 지정 이후 90일간 시가총액 기준을 연속 45일 넘겨야 상 폐지를 면할 수 있다. 기존 연속 10일·누적 30일에서 강화됐다. 45일 연속 시가총액 기준을 유지해야 해서 일시적인 주가 띄우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조직적인 불법 행위 가능성이 있는 주식은 시장 감시를 강화할 예정이다.
-부실한 기업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투자자 피해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소비자 피해 구제 방안을 말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오랜 기간 국민은 동전주, 작전주 등에 대해 다 알고 있다. 특정 기업의 주식 거래량이 급증하거나, 주가 조작 세력이 가담하는 등 문제로 투자자는 끊임없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번에 이를 확실히 정리하는 게 자본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기업 역시 관리 종목으로 지정되면 사업 계획을 바꾼다든지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주주에게 설명하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
-기업 시가총액 기준 상향 조정 주기를 당겼을 때 발생하는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최근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 기업의 수요 등을 고려할 때 개혁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정책적 판단하에 일정을 앞당겼다. 우선 동전주 퇴출 요건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기업이 움직일 수 있는 기간을 주고, 세부적인 기준을 설계할 예정이다. 또 이번 방안이 기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기업과도 소통해 제도를 수용 가능하면서도 세련되게 설계할 방침이다.
-상장 폐지 기준 중 매출 요건이 이번 방안에 담기지 않은 이유는.
▲매출액은 단기간 자구 노력으로 개선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기존 방식대로 가기로 했다. 대신 시가총액과 주가를 통해 평가를 강화한 것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과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왼쪽)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해킹대응을 위한 과기정통부-금융위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는 롯데카드와 KT관계자들이 배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했다. 2025.9.19 조용준 기자
-상장폐지 가처분 소송을 신속히 하도록 협의한다고 했는데.
▲법원에 특정한 판단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소송이 신속히 진행되도록 소통할 거라는 의미다. 이번 방안이 도입되면 가처분 소송이 늘어나 법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신속히 소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이다.
-향후 상장 폐지된 기업이 기업 가치 회복 후 재상장할 수 있는 방안은.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장외시장(K-OTC)을 활용할 계획이다. K-OTC에 상장폐지기업부를 신설했고 상장 폐지 기업의 주식은 K-OTC를 통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환금성을 제공하고 기업이 재평가를 받을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후 요건이 되면 상장폐지기업부에 있다가 K-OTC 정식 정목으로 올라가고 또 이 기업이 성과를 내면 다시 코스닥으로 갈 수 있도록 사다리를 마련한 셈이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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