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상장폐지 개혁방안' 발표
동전주 등 상폐 요건 강화하고 심사 절차 효율화
李 "상품정리부터" 지적에 부실기업 정리 가속화
코스닥 최대 220곳 영향권…"150개 안팎 퇴출"
금융당국이 오는 7월부터 주가 1000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 퇴출에 나선다. 액면병합으로 형식상 주가를 끌어올려도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이면 퇴출 대상이 된다. 동시에 시가총액 기준 상향 시기를 앞당기고 자본잠식·공시위반 요건을 강화하는 등 4대 상장폐지 기준을 전방위로 손질함으로써 부실기업 정리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편이 적용될 경우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만 최대 220개사가 상장폐지 영향권에 들 것으로 추산된다.
"다산다사 구조로 전환 " 오늘부터 코스닥 상폐 집중관리기간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11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부실기업 신속·엄정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코스닥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 운영 ▲동전주를 비롯한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 ▲절차 효율화 등이 골자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시장으로 대도약하기 위해서는 더 빠르고 더 엄정한 부실기업 퇴출이 필요하다"며 "(이번 개혁방안은) 혁신기업의 원활한 상장을 지원하고, 부실기업은 신속·엄정히 퇴출하는 다산다사(多産多死) 시장구조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가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피 5000, 코스닥 1000 돌파에 이어 추가 상승동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장 전체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꼽히는 부실기업 퇴출이 시급하다고 본 것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 또한 국내 증시를 '백화점'에 비유하며 "상품 정리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거래소 내 코스닥 집중관리단을 설치하고 2027년 6월까지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한다. 당장 이날부터 가동되는 관리단은 거래소 코스닥본부 담당 부이사장을 단장으로, 기존 상장폐지 심사 3개 팀에 최근 신설된 1개 팀을 더해 총 4개 팀(20명) 체제로 구성됐다. 특히 2026년 거래소 경영평가에서 코스닥본부의 상장폐지 실적에 20%(잠정)의 높은 가중치를 부여해 성과를 평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상장폐지 관련 평가항목은 포함되지 않았다.
시총 요건 조기상향·동전주…상폐 4대 요건 전면 강화
이번 개혁방안의 핵심은 오는 7월부터 적용되는 시가총액·동전주·완전자본잠식·공시위반 등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로 손꼽힌다. 먼저 금융당국은 앞서 예고했던 시총 상장폐지 기준 상향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코스닥의 경우 당초 2027년 1월 200억원, 2028년 1월 300억원으로 예정돼있었으나 2026년 7월 200억원, 2027년 1월 300억원으로 조기 시행한다.
일시적 주가 띄우기로 상장폐지를 회피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관리종목 지정 이후 유지 요건도 강화한다. 기존에는 30거래일 연속 시총 기준 미달 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90거래일 동안 연속 10거래일 및 누적 30거래일 기준을 충족하면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내 45거래일 연속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즉시 상장폐지된다.
주가 1달러 미만인 '페니스톡' 상장폐지 요건을 운영 중인 미국 나스닥처럼 동전주 요건도 신설하기로 했다. 권 부위원장은 "동전주는 높은 주가변동성 및 낮은 시총 등의 특성이 있는 데다 주가조작의 대상이 되기 쉽다"며 "오는 7월1일부터는 주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를 상장폐지 요건으로 신설한다"고 설명했다.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되는 방식이다.
특히 액면병합을 통한 우회로를 차단하기 위해 병합 후 주가가 액면가에 미달하는 경우 역시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했다. 일례로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기업이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 회피를 위해 액면가 2000원으로 병합해 주가가 1200원이 되더라도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동전주는 전체 종목의 약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권 부위원장은 "진작 했어야 했다. 이제야 국제기준을 도입한다는 측면에서 늦었다"며 "이 시점에서 시장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가는 게 먼 미래를 위해 좋다"고 동전주 요건 신설 배경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완전자본잠식 요건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사업연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만 상장폐지 요건이었으나, 앞으로는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도 추가된다. 다만 반기 기준은 기업의 계속성 등을 따져 실질심사를 거쳐 상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시위반에 따른 상장폐지 요건도 기존 최근 1년간 '공시벌점 15점 누적'을 벌점 10점 누적으로 하향 조정한다. 특히 중대·고의적 공시위반은 1회만으로도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한다. 권 부위원장은 "이러한 4대 요건 강화는 코스피 시장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상폐 심사도 '속도전'…"올해 코스닥 150개사 내외"
이번 개혁방안에는 상장폐지 심사 시 절차를 효율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실질심사 시 최대 개선기간은 기존 1년6개월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2심 개선기간은 최대 1년에서 6개월로 축소돼 1·2심 합산 최대 기간이 1년으로 단축된다. 거래소는 상장폐지 가처분 소송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법원과도 협의할 계획이다. 최근 5년간 상장폐지 가처분 85건 중 인용은 2건에 그쳤지만 평균 결정 기간은 2022년 103일에서 2024년 202일로 늘어난 상태다.
개혁안이 반영될 경우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만 100~220개사가 상장폐지 대상에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권 부위원장은 "거래소가 단순 시뮬레이션한 결과, 금년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수는 당초 예상했던 50개보다 100여개가 늘어난 150개사 내외가 될 것"이라며 "집중관리기간을 오늘부터 즉각 가동하겠다. 분식회계, 주가조작 등 어떠한 불공정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규정개정 등 후속조치가 필요한 절차 효율화는 오는 4월1일부터, 4대 요건 강화는 7월1일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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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개혁안을 통해 부실기업이 퇴출되면 코스닥지수가 얼마나 오를지에 대한 질문에는 "투자자를 오인할 수 있기에 숫자를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지금보다는 많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실기업의 빈자리는 유망 혁신기업들로 채워지도록 상장제도 개선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어 "더 나아가 국내 거래소가 글로벌 수준으로 혁신하고 성장·혁신 기업의 허브이자 아시아 거점 거래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거래소를 전면 재설계하는 수준의 근본적인 혁신방안을 빠르게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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