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2000 수익률 나스닥보다 10% 이상↑
기술주가 미국 증시를 이끌었던 지난 몇 년간과는 달리, 올해 투자자들은 기술주가 아닌 종목에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마켓, 에너지, 제조업 등으로 투자 종목의 다각화가 이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이체방크를 인용해 지난 5주 동안 기술주 외 주식에 투자하는 미국 주식 펀드에 620억달러(약 90조2224억원)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1년 동안 이러한 펀드에 500억달러를 투자했는데, 5주 만에 이를 넘어선 것이다.
이러한 자금 유입에 그간 소외됐던 여러 산업 분야가 활발해지고 있다. 반면, 그간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인공지능(AI) 붐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내놓은 '클로드 코워크' 등 AI 도구가 기존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소프트웨어 기업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나타났다.
1월 초 이후 S&P500 11개 업종 중 8개 업종이 상승했고 기술, 금융, 임의소비재 업종만 하락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지수는 지난 3개월 동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보다 10%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골드만삭스 프라임 브로커리지 부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지난달 한 달 동안 소프트웨어 부문을 매도하고 경기순환주와 산업재로 자금을 이동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주를 보더라도 월마트는 지난 3일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며 그간 기술주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트랙터 제조사 디어, 건설 기업 탑빌드, 기계·전기 설비 업체 컴포트 시스템즈 USA 등 주가는 1월 초 이후 20% 이상 상승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올해 AI 인프라 구축에 수천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순환매가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됐으며, 대형 기술주를 넘어 실적 성장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들의 중간값 기준 실적 성장률은 약 10%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가 연율 3.7% 성장한 것으로 추산했다. 맥스 케트너 HSBC 수석 멀티에셋 전략가는 이러한 빠른 성장세가 일반적으로 경기 확장기에 좋은 성과를 보이는 운송, 금속, 광업 부문 주식의 매력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론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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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러한 전반적인 상승세에도 S&P 지수 전체는 지난해 10월 말 기술주가 정점을 찍은 뒤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S&P500 지수에서 기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탓이다. 케빈 고든 찰스 슈왑 거시경제 책임자는 "지난 몇 달간 시장 성과가 분산되며 지수 수준의 상승 폭이 줄었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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