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범죄'에 형벌권 발동 신중…기소유예 적극 검토
피해금액 극소액·사회적 약자 배려 지침 마련
'초코파이 절도' 사건과 같이 피해 규모가 작고 생계형 동기가 참작되는 '경미 재산범죄'에 대해 검찰이 한층 유연한 처분을 내릴 전망이다. 무분별한 형벌권 발동보다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적정한 법 집행을 우선하겠다는 취지다.
30일 대검찰청은 경미재산범죄 수사·처리 기준을 정한 '미재산범죄 처리 지침'을 제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처벌 가치가 낮은 사건에 일률적인 형사 처벌이 이뤄져 온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침에 따르면 '경미 재산범죄'는 절도·횡령 등 일부 재산범죄 중 식료품 등 소비성 재화가 피해품이고, 피해 금액이 극히 경미한 경우로 정의됐다. 검찰은 금액 산정 시 피의자와 피해자 측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판단할 방침이다.
특히 검찰은 경미 사건에서 범행 고의가 명확하지 않아 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을 고려해, 수사 단계부터 범행 고의 유무를 엄격히 판단하도록 했다.
또한 피의자가 장애인, 기초생활수급권자, 취약계층 등 사회적 약자인 경우 이를 유리한 양형 요소로 적극 반영한다. 재범 위험성이 낮고 범행 동기에 참작 사유가 있다면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무관하게 기소유예 가능성을 열어두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처분이 이뤄지도록 했다.
다만 선처가 남발돼 피해자의 권리가 소외되지 않도록 보완책도 마련했다. 기소유예 처분 전 피해자 진술 청취를 원칙으로 하고, 형사조정이나 검찰시민위원회 등 일반 국민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적극 활용해 처분의 객관성을 높일 계획이다.
검찰은 앞서 초코파이 절도 사건에서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사건은 전북 완주군의 한 제조회사 보안 협력업체 직원 A씨가 회사사무실 냉장고에 있던 450원짜리 초코파이와 600원짜리 커스터드를 먹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다. A씨는 1심에서 벌금 5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가 항소심 재판부의 무죄 선고와 검찰의 상고 포기에 따라 무죄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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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관계자는 "이번 지침 시행으로 개별 사안의 특성을 고려한 유연한 사건 처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경미 재산범죄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경미 사건에 대한 적정한 처리 방안을 강구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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