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병합에 시장 동요
달러지수도 4년만 최저 수준
캐나다 연기금, 엔·프랑·金 주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병합하겠다고 나서자 유럽 연기금들이 미 국채를 팔아치우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캐나다의 '큰손'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할 수 있다는 신호가 감지됐다. 자본의 무기화와 더불어 유럽의 반발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차례 물러선 바 있어, 캐나다에 대한 압박 수위도 조정이 될지 관심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투자운용공사(IMCO)는 28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음에도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며 달러 대안으로 스위스 프랑, 일본 엔화, 금 등을 거론했다. IMCO는 635억달러(약 91조원)을 굴리는 캐나다 최대 기관 투자자다. 캐나다는 전 세계에서 미국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 나라 중 하나다.
보고서는 또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미국의 노력이 빨라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하고 비전통적인 접근 방식은 향후 수년간 달러 가치를 압박하는 한편,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채권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분석은 투자자들이 더는 달러를 안전자산으로 인식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달러의 최근 흐름은 미국이 안정적인 파트너가 아닐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최근 달러 가치는 지난 2022년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가 소폭 반등한 상태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지난 27일 95대까지 떨어졌다가 이날(한국시간 오전 10시경) 현재 96.34를 기록 중이다. 한때 96.79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소폭 되돌림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취임 후 공공연히 '달러 약세'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가운데 지난 주말 미·일 양국 정부가 공조해 환율시장 개입에 나섰다는 소문이 시장에 돈 것이 달러 가치 급락으로 이어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항상 강달러 정책을 갖고 있다"고 밝히며 관련 소문을 일축하자, 달러 가치도 일시적으로 반등했다.
미국 자산 비중을 축소하려는 흐름은 유럽에서 먼저 관측됐다. 유럽은 연초 이후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트럼프 대통령이 '영토 야욕'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후 이 같은 반미(反美) 움직임을 보였다. 일례로 아카데미커펜션, 알렉타 등 일부 유럽 연기금은 트럼프 정책이 무시할 수 없는 신용 리스크를 초래했다며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닉 샤미 IMCO 수석 전략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의 위상이 달라진 글로벌 경제가 포트폴리오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미국 비중을 축소하고 다른 지역에서 확대되는 기회를 포착하는 방향으로의 재조정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다만 IMCO 대변인은 이 보고서가 반드시 통화 익스포저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조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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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통적 '혈맹'으로 꼽히는 미국과 캐나다의 갈등은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촉발한 결정적 계기가 된 지난 20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 특별 연설에서 현 국제 정세를 '파열(Rupture)'로 규정하며 "중견국들이 뭉쳐야 한다"고 했다. 이는 반(反)트럼프 연대의 필요성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됐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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