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는 이란 軍개입 '신중론'
이란 대통령, 비상명령 발동
리알화 가치 역대 최저치 경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이란 내 직접 군사 개입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주유엔 이란대표부가 "미국이 압박한다면 이란은 스스로를 방어할 것이며 전례 없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대표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대규모 함대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는 내용의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과 함께 올린 글에서 "이란은 상호존중과 상호이익에 기반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번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와 경솔한 전쟁을 벌이고서 7조달러가 넘는 돈을 낭비하고 7000명 넘는 미국인 생명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전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적국'으로 규정한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해 올 가능성에 대비해 각 주정부에 필수재 공급과 정부 기능 보존을 위한 비상명령을 발동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주지사들을 만나 "권한을 넘겨 주지사들이 사법부, 다른 기관 당국자들과 접촉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거대한 함대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 이 함대는 강력한 힘과 열정, 목적을 지니고 신속하게 이동 중이다. 위대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을 필두로 한 함대는 베네수엘라에 보냈던 것보다 더 큰 규모"라고 적었다. 이어 "베네수엘라와 마찬가지로, 함대는 필요하다면 신속하고 폭력적으로 임무를 즉각 수행할 수 있으며 준비돼 있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연방 상원의 '베네수엘라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에 대해선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보다 "훨씬 더 복잡"하기 때문에 "많은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신중론을 폈다. 그는 "필요하다면 수천 명의 미군 장병들과 그 지역의 다른 시설들, 그리고 동맹국들에 대한 공격을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대응할 군사 태세를 그 지역에 갖추는 게 현명하고 신중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란)은 분명히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들은 자국 경제가 붕괴하고 있음에도 수천 기의 탄도미사일을 축적해 왔고, 거기에 계속 돈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이란 해역으로 함대를 이동시키고 있지만, 당장 군사 개입에 나서기보다는 이란의 위협에 대비 태세를 갖추는 것을 우선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시위는 수도 테헤란 중심부의 상인들이 화폐가치 폭락과 고물가에 항의하며 시작됐다. 이란 정부는 3117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이는 인권 단체나 반(反)체제 매체들이 의료진·유족 증언과 내부 자료를 토대로 집계한 수치와 큰 차이를 보인다. 유혈 진압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8~9일에만 3만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보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최근 보도했다.
지금 뜨는 뉴스
한편 이란 내 혼란이 장기화한 가운데 미국이 직접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현지 화폐가치는 계속 추락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현지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리알화 환율이 사상 처음으로 160만리알을 돌파했다. 전날 최초로 150만리알을 넘어선 지 하루 만이다. 시위가 시작됐을 당시 환율은 달러당 142만리알 수준이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