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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건 변호사 '성공보수' 11년 만에 부활하나…대법원 판단 주목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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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하급심에서 '유효' 판결 나와
"일률적 무효 취급 적절한 해법 아냐"
착수금 높여 받는 기형적 실무 관행 야기

형사사건 변호사 성공보수 약정의 효력을 인정한 하급심 판결이 나왔다.


모든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을 무효로 볼 것이 아니라 변호사 직무수행의 공공성이나 형사사법 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효력을 부인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지난 2015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형사사건에 관한 성공보수 약정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돼 무효"라고 판결한 지 10여년 만에 전합 판결에 정면으로 반하는 2심 판결이 나오면서 대법원의 판단이 바뀔지 주목된다.


형사사건 변호사 '성공보수' 11년 만에 부활하나…대법원 판단 주목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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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3부(재판장 최성수 부장판사)는 법무법인 위가 의뢰인 A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약정금 소송 항소심에서 지난 23일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3300만원 및 이자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형사사건에서 변호사와 의뢰인의 관계는 자유로운 위임계약에 기초하므로 그에 부수한 성공보수 약정 역시 강행규정이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지 않는 한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의 자율에 맡겨져야 한다"며 "형사 성공보수 약정의 허용 여부 및 적정성은 사건의 성격, 보수의 산정 방식, 약정의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개별적, 구체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형사사법 절차에서의 공정성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변호사가 형사사건에서 저지른 부정행위를 변호사법이나 청탁금지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처벌함으로써 이를 바로잡는 사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타당하며, 부정행위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성공보수 약정 자체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의 '성공'의 유형은 구속영장의 기각, 보석, 구속취소, 무죄, 집행유예, 감형, 불기소처분 등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다양하게 설정될 수 있으므로, 성공보수 약정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된다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보수 구조로 인해 변호사 직무수행의 공공성이나 형사사법 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 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을 일률적으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된다고 평가할 것이 아니라, 개별 사안에서 해당 성공보수 약정이 형사 사법의 염결성(청렴하고 결백함),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현저히 훼손하거나 사법 정의에 반하는 경우에 한해 이를 무효로 봐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


한편, 재판부는 형사사건 성공보수를 무효로 본 대법원 전합 판결 이후 성공보수 약정을 대신해 착수금을 높게 설정하는 기형적인 형태로 변형된 실무 관행을 언급하며 "모든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를 금지하는 것이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도모하고, 진정으로 사회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또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을 허용하고 있는 일본과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예외를 인정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 등 외국 입법례도 언급했다.


A씨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및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2019년 11월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본 반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A씨의 항소심을 맡은 법무법인 위는 2020년 2월 추가보수약정을 통해 A씨가 2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거나 ▲1심이 유죄로 인정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의 공소사실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변경돼 인정되거나 ▲공소장 변경 없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인정돼 벌금형이나 선고유예의 형이 선고될 경우 해당 판결이 최종 확정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3000만원(부가가치세 별도)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A씨가 2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고도 약정한 3300만원을 지급하지 않자 법무법인 위는 약정금을 지급하라며 2023년 6월 소송을 냈다.


약정금 소송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33단독 정선희 판사는 지난해 5월 대법원 전합 판례에 따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당시 정 판사는 "이 사건 약정은 피고에 대한 수사 및 재판의 결과를 성공보수라는 금전적인 대가와 결부시키고 있음이 분명하며,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약정이 원고가 피고들에게 제공한 송무, 자문 용역에 대한 후불적 대금의 성격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며 "따라서 이 사건 위임계약에 포함된 이 사건 약정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약정으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형사 성공보수 약정의 효력은 사례마다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이번 사건에서 A씨 등이 약정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기존 법리를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으로 오히려 신의칙에 반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2심에서 패소한 A씨는 지난 26일 상고했다.


형사사건 변호사 '성공보수' 11년 만에 부활하나…대법원 판단 주목돼 2025년 3월 6일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서울 서초구 변협 사무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변호사 업계에서는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계약자유의 원칙에 반하며 실무와 동떨어진 판결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장 역시 지난해 취임 직후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처분문서와 관련된 판례의 취지에도 어긋나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 판례였고, 결과도 좋지 않았다. 로펌들이 착수금에 미리 성공보수를 반영해 받는 풍조가 보편화돼 결국 수임료가 인상되는 현상이 벌어졌고, 착수금액과 성공보수 비율을 조율해 수임료를 정하는 법률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과가 초래됐다"며 형사사건 성공보수 부활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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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합 판결 이후 10여년이 지나는 동안 착수금을 높여서 받거나 별도의 자문계약으로 성공보수 약정을 대체하는 등 편법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형사사건 성공보수 약정의 효력에 대해 대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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