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 한파에 2030 패션템 부상
방한·레트로 열풍…검색·판매량 급증
한물간 패션으로 여겨지던 '모피'가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극심한 한파와 '촌스러움'마저 '힙함'으로 즐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레트로 소비 성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반 트렌드 확산 등이 맞물리면서다.
퇴출됐던 모피의 화려한 부활
모피는 풍성한 질감과 강한 보온성이 특징으로, 오랫동안 '부유층 패션'의 상징으로 소비돼 왔다. 밍크와 여우 등 동물의 털과 가죽을 활용한 외투는 20세기 중반까지 고급 의류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동물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샤넬·구찌·프라다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모피 사용 중단을 선언했고, 모피는 패션계에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았다. 동물 학대 논란은 소비 심리를 빠르게 얼어붙게 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모피 재킷과 퍼 코트 등을 활용한 스타일링 콘텐츠가 급증하고 있다. "화려하다" "요즘 감성에 딱 맞는다" "오히려 새롭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이는 이른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김장 조끼, 니트 카디건처럼 과거의 '구식' 아이템을 새로운 감각으로 소비하는 흐름이 모피로까지 확장됐다는 분석이다.
제니·장원영 효과…매출 191% 급등
여기에 블랙핑크 제니, 아이브 장원영, 다비치 강민경 등 유명 연예인들이 모피 아이템을 착용한 모습이 SNS에 공개되면서 관심이 급속히 확산했다. '코디가 어렵다'는 기존 인식도 자연스럽게 희석됐다.
실제 지표는 이를 뒷받침한다.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한파 특보가 내려졌던 지난해 12월20일부터 올해 1월18일까지 한 달간 퍼 재킷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1% 급증했다. 강추위 속에서 보온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충족하는 아이템으로 재평가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전 세계적 인기…"1950년대로 돌아간 듯"
이 같은 변화는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24일(현지시간) CNN은 "몇 년 전만 해도 뉴욕 거리에서 진짜 모피 코트를 입고 다니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1950년대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과거와 같은 방식의 소비는 아니다. 동물권 논란을 의식한 소비자들은 새 제품 대신 중고·빈티지 모피로 눈을 돌리고 있다. CNN에 따르면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더리얼리얼'에서 지난해 빈티지 모피 코트 검색량은 전년 대비 191%, 밍크 모피 재킷은 280% 증가했다. 평균 판매가 역시 1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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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인조 모피 역시 플라스틱이라는 한계를 지닌 만큼 기존 제품을 오래 입고 재활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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