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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30년을 반면교사"…지방선거 후 부동산 보유세 인상 '본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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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버티기 이익 안 된다' 연이은 압박
6월 지선 후 세제 개편 로드맵 나올 듯
정부 재량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유력
"보유세 올리려면 거래세 퇴로 열어야"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거론하며 부동산 거품을 없애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양도세 중과 부활에 이어 보유세 인상도 기정사실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보유세 개편 방침을 밝힌 이후 구체적인 방향을 내놓은 적이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추가 증세를 예고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정부 재량으로 할 수 있는 카드를 먼저 꺼낸 후 6월 지방선거 후 본격적인 세법 개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저항 두려워 방치 안 해"…연이은 압박 메시지
"잃어버린 30년을 반면교사"…지방선거 후 부동산 보유세 인상 '본게임'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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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부동산 거품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잃어버린 20년', '잃어버린 30년'이라는 큰 혼란을 겪은 가까운 이웃 나라의 뼈아픈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일본을 에둘러 언급했다. 이어 "눈앞의 고통과 저항이 두렵다고 불공정과 비정상을 방치하지 않겠다"며 "특히 부당한 이익을 추구하는 잘못된 기대를 반드시 제어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5일에는 엑스(옛 트위터)에 "버티기? 빤히 보이는 샛길인데 그걸 알고도 버티는 게 이익이 되도록 방치할 만큼 정책 당국이 어리석지는 않다"고도 했다.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범부처 차원에서 주택공급 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수요관리 대책도 병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 유예' 혜택을 오는 5월 끝내는 것만으로는 다주택자들의 매물을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보유 비용에 대한 부담을 상기시켜 자발적인 매도를 끌어내려는 강력한 정책적 메시지"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구체적인 세제 개편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발표한 '미리 보는 부동산 세제 개편' 보고서에서 "부동산 세제 관련 논의는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해 7월 말께 발표될 예정"이라며 "고가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세제 강화 기조가 예상된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대출 규제 강화에 이어 세제에서도 고가 주택(15억원 이상)이 주요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시가 현실화율은 동결, 공정시장가액비율로 증세?

정부가 꺼낼 수 있는 보유세 인상 카드는 크게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세법 개정이 필요한 종부세 세율 인상, 과표 구간 세분화나 기본공제 조정 등이다.


가장 유력하고 즉각적인 카드는 국회 동의 없이 정부 의지로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이다. 이 연구원은 "2026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9%로 동결됐지만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현행 60%)의 탄력적 운용이 향후 핵심 변수"라며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점진적으로 상향할 경우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자의 과세표준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실질적인 증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인다면 시세가 상승한 서울 주요 지역의 보유세 부담은 바로 늘어난다.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69%)임에도 서울에선 시세 인상분이 일정 부분 반영돼 공시가격 오름폭이 컸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명목상 60%에서 80%로 20%포인트 오르는 것 같지만, 공시가격 상승분까지 반영하면 실제 세 부담은 30% 가까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잃어버린 30년을 반면교사"…지방선거 후 부동산 보유세 인상 '본게임'

종부세 "현행 유지" vs "점진적 인상"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넘어 종부세 세율 자체를 건드리는 세법 개정까지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박 교수는 "2023년 여야 합의로 개정된 현행법은 3주택 이상 최고세율이 5%로, 문재인 정부 당시 최고세율(6%)과 비교해도 결코 낮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이 적용된 지 불과 3년밖에 안 됐다"며 "사회 안정이 목적인 법을 설득력 있는 명분 없이 1%포인트 더 올리자고 또다시 뒤집는 건 소모적"이라고 했다.


우 전문위원은 인상 필요성은 인정하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과거 문재인 정부처럼 1년에 1.5~3배씩 세금을 급등시키는 방식은 조세 저항만 부르고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대신 "매년 조금씩 완만하게 올려 체감 저항을 낮추면서도, 시간이 흐르면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가 자연스럽게 많은 세금을 내게 되는 구조로 가야 실질적인 증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세법 개정이 추진되더라도 실제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문도 명지대 대학원 실물투자분석학과 겸임교수는 "공청회 등 사회적 합의와 국회 입법 절차를 고려하면 최소 1년이 필요하다"며 "올해 안에 개편안을 마련해 연말 국회를 통과시켜도 실제 시행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늦으면 2028년께야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정책 방향이 확정되는 순간부터 시장 참여자가 매도를 고민하게 하는 선행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보유세를 본격 인상할 때는 거래세 완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보유 비용을 높여 매물을 유도하려면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고 나갈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논리다. 우 전문위원은 "보유세 강화 방향성은 맞지만, 한시적으로라도 양도세를 낮춰주는 유인책이 병행돼야 매물이 나온다"고 했다. 한 교수 역시 "보유세를 올리는 대신 거래세를 낮춰준다면 시장도 이를 납득하고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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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세율 자체를 건드리지 않더라도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하거나 기본공제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종부세 기본공제는 1주택자 12억원, 다주택자 9억원, 부부 공동명의 18억원이다. 과표 구간은 7단계(3억원 이하~94억원 초과)로 나뉘어 있는데, 이를 세분화하면 초고가 주택 소유자에 대한 누진적 세 부담을 확대할 수 있다. 다만 이 방식은 세법 개정이 필요해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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