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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50만원 벌어 생활비·병원비 내면 막막"…가족돌봄청년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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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고졸 이하 비율 다른 청년보다 높아
10만명 추산…전문가들 "사각지대 없애야"

"식당 서빙, 편의점 야간 근무 등 온갖 아르바이트를 매일 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어요."


홍모씨(21)는 뇌전증과 우울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와 3명의 동생을 부양하기 위해 고작 열여덟 살에 가장이 됐다. 고등학교도 자퇴하고 각종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었지만,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월 150만원에 불과했다. 생활비와 어머니 병원비로 쓰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뇌전증을 앓는 어머니가 예상치 못한 발작으로 쓰러질 수 있어 일을 마치면 언제나 곁을 지켜야 했다. 홍씨는 "처음 가족을 부양했을 때 여느 고등학생처럼 대입을 준비할 수 없는 현실에 매일 나만 뒤처진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월 150만원 벌어 생활비·병원비 내면 막막"…가족돌봄청년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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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동생과 함께 사는 조모양(19)은 중학교 2학년 때 보호자가 됐다.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청소, 빨래, 식사 준비 등 집안일과 병간호가 오롯이 '어린 보호자'의 몫이 됐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밀린 일을 끝내면 밤 10시가 훌쩍 넘기 일쑤였다. 조양은 "가족을 위한 일이지만, 친구들이 놀러 가자고 해도 갈 수 없을 때마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고립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질병, 장애, 정신질환 등으로 가족을 부양하는 '가족돌봄 청년(청소년)'이 심리적 소진을 겪고 있다. 정확한 규모도 파악되지 않아 적극 행정을 통해 위기 청년들을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5월 공개한 '가족돌봄 청년의 실태와 미충족 의료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가족돌봄 청년의 번아웃(소진) 경험률은 46.3%로 나타났다. 가족을 돌보지 않는 청년(32.4%)보다 약 14%포인트 높은 수치다. 돌봄의 무게는 미래를 준비할 기회마저 앗아가고 있다. 가족돌봄 청년의 최종 학력이 고등학교 졸업 이하인 비율은 30.5%로, 비(非) 가족돌봄 청년(13.8%)의 2배를 웃돌았다.

"월 150만원 벌어 생활비·병원비 내면 막막"…가족돌봄청년의 한숨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이들의 정확한 규모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서 영케어러 규모가 약 10만명으로 추산됐으나, 실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케어러에 대한 정의가 일관되지 않은 데다 사회적으로 고립돼 있는 특성상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숨은 돌봄자'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시 복지재단 관계자는 "지자체 입장에선 소득이 높게 잡혀 발굴 자체가 어려운 경우뿐 아니라 얼마나 가족을 돌보는지에 따른 기준도 제각각이라 발굴이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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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커뮤니티 'n인분'의 조기현 대표는 "엄격한 소득·돌봄 시간 기준보다는 광주 서구에서 6000명을 방문 조사해 가족돌봄 청년을 발굴한 적극 행정 사례처럼 직접 방문 방식으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며 "중증 질환 중심의 돌봄 서비스 기준 완화, 자조 모임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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