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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오천피 걸림돌' 중복상장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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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거진 중복상장 논란…대통령도 직접 지적
논란 중심 LS "상장 중단 등 모든 방안 검토"
거래소 가이드라인 마련 착수…실효성 보완해야

[why&next]'오천피 걸림돌' 중복상장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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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자 들어가는 주식 사면 안 된다면서요?"

코스피 5000시대가 열렸음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고질병인 중복상장 논란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상법 개정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증시 부양 및 주주 권리 보호 기조와 정면 배치되는 행보에 직접 이재명 대통령이 해당 기업을 언급할 정도다. 대통령마저 이례적으로 경고에 나선 만큼, 중복상장 논란을 사실상 방치해온 제도적 공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한층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S는 증손회사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두고 안팎에서 잡음이 커지자, 결국 기업공개(IPO)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와의 오찬 자리에서 해당 사안을 직접 언급하며 "중복상장은 비일비재한 고질적 현상인데 이대로 두면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상법 개정 이후 한동안 잠잠해지는 듯했던 중복상장 논란이 이번 에식스솔루션즈 사안을 계기로 다시 시험대에 오르자, LS 역시 재검토에 나선 것이다.


LG엔솔서 에식스까지…끊이지 않는 논란

국내 증시에서 중복상장 논란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 오른 계기는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건이다. 당시 LG화학이 핵심 성장동력인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해 상장하자 기존 주주들이 큰 손실을 보며 '지배주주만 이익을 본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배터리를 떼어내면 성장 서사가 희미해지는 상황이었다. 물적분할과 중복상장의 잔인함을 처음으로 숫자와 계좌잔고로 체감한 사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에게 중복상장이 모회사와 자회사의 가치가 분산되며 주주 이익이 훼손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why&next]'오천피 걸림돌' 중복상장 사라지나

더욱이 이번 논란의 핵심에 선 LS의 경우 지난해 "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는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발언으로 이미 개미투자자들의 원성을 크게 산 곳이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지주사 LS의 직접 자회사가 아닌 증손자회사지만, 상장할 경우 지주사 LS 주주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LS 소액주주연대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는 내달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 결과 통보시한을 앞두고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예심 불승인 요구 탄원서도 제출한 상태였다.


최근까지도 계획대로 상장을 추진할 방침이었던 LS는 전날 "상장 중단을 포함해 모든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공개 발언에 압박을 느낀 셈이다. HD현대로보틱스, 한화에너지, DN솔루션즈, SK에코플랜트 등 대기업 자회사의 중복 상장도 줄줄이 불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들 중 상당수는 프리IPO 단계에서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은 만큼 다른 투자자 엑시트(회수)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미국은 모회사가 상장사일 경우 사업부를 떼어내서 물적분할하든 자회사든 모두 모회사 주주 몫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우리는 그런 인식 없이 분할해 상장을 추진한다"며 "중복상장은 모회사 주주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에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증시 부양·주주 보호 기조와도 충돌…제도 개선 방안은?

중복상장 논란은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증시 부양과 주주 권익 보호 기조와도 정면 배치된다. 자칫 코스피 5000 랠리에까지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는 배경이다. 향후 개정 상법 시대에서 기업들의 중복상장 시도에 어떤 기준이 적용될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중복상장 자체가 흔하지 않은 해외와 달리 국내 시장의 중복상장 비율(18%)은 유독 높다. 미국(0.05%)의 경우 소액 주주의 권리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중복상장 사례 자체가 드물다. 일본(4%) 역시 과거 중복상장 논란이 있었으나 장기간 자본시장 밸류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 부분 해소한 상태다.


[why&next]'오천피 걸림돌' 중복상장 사라지나

이에 따라 한국 역시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중복상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거래소나 금융당국 차원에서 개정 상법을 반영한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명문화하고, 소액주주 보호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거래소는 조만간 중복상장의 개념, 판단 여부 등을 구체화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자본시장의 원칙과 신뢰를 위해 지주회사든 자회사든 하나만 남기도록 하는 정책적 논의를 시작할 때"라며 "자본시장법 개선과 관련한 디테일들이 중복상장, 공개매수 등 다 맞물려있다. 상법개정 등을 반영해 법무부 안과 발맞출 거래소 차원의 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소니가 자회사 소니 파이낸셜 상장 시 지분 80% 이상을 모회사 주주에게 나눠준 사실을 언급하며 "해외에선 일반적 방식이지만 국내에선 배당으로 간주돼 세금이 너무 많아진다. 세제 개편도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더라도 실효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천준범 와이즈포레스트 대표변호사는 "실질적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데 '모회사 주주에 대한 피해, 보상' 측면은 거래소가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라며 "결국 주주를 설득하는 것의 문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복상장이다, 아니다라는 단편적 논의보다는 사안별로 어느 정도의 이익이 있고, 그 이익이 기존 주주들에게 어떻게 분배되는지, 피해를 보는 주주에겐 어떤 보상이 있는지를 구체적인 숫자로 봐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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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목 액트 대표는 "거래소 가이드라인은 어떻게 보면 조건을 맞춘다면 중복상장을 허용해준다는 의미로도 읽힐 수 있다"면서 "조건에 따라 허용하고 막을 일이 아니라, 강력하게 중복상장을 원천 봉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국 증시가 바로잡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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