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수보회의, 국회와 오찬·만찬서 '개혁 속도전'
"명분 매달려 혼란만 키우면 개혁 아냐"…방향제시
국회에는 잇달아 입법 독려…"국민 체감 성과로 증명"
"발표로 끝나선 안 돼"…국무회의서 '현장점검·신속 보완' 당부
"가시적 성과 조기에"…부처에 '속도' 주문
지방주도성장·모두의 성장 등 '5대 대전환'의 방향을 제시한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수석보좌관회의와 여야 주요 인사들과의 연쇄 오찬·만찬을 통해 개혁 방안을 신속하게 수립하고 입법에 속도를 내달라는 당부를 이어가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국정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명확한 방향 제시→입법 과제 독려→신속 집행'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본격적으로 내겠다는 의지다.
이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제한적이고, 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추진 동력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개혁 가능한 조치들은 개혁을 해 놔야 국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도 있을 수 있다"며 "시간이 참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입법도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협력을 좀 잘해주시고 정부 부·처·청들도 조금 속도를 내서 가시적 성과를 조기에 낼 수 있게 독려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명분과 대의에 지나치게 매몰돼 개혁의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을 중수청·공소청으로 분리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검찰 개혁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명분과 대의에 매달려 고통과 혼란만 가중한다면 개혁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의 인권 보호과 실질적 권리 보장에 도움이 되는지를 실용적이고 실효적인 관점에서 꼼꼼하게 챙겨봐달라고 했다.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를 두고 여권 내에서 논란이 일었던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명분과 대의가 개혁에 속도를 내는 데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비공개회의에선 올해 새롭게 시작하거나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 아이디어들이 제시됐다.
국민의 체감도를 높일 수 있도록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미흡한 부분은 신속하게 보완하라는 지시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정책을 발표하는 데서 끝날 게 아니고, 현장을 꼼꼼히 점검하고 개선할 부분은 신속하게 보완하는 것이 국민 체감 국정의 완성"이라고 말했다. 또 "국정이든 뭐든 국민들의 삶의 질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개선되고 또 국민들께서 그걸 체감할 수 있어야 진정한 성과라 할 수 있다"며 "정책이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세밀히 살펴달라"라고 주문했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이 대통령 지시로 부처 외에 청(廳)도 참석했다. 부·처·청 모두 전체 국정 방향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업무의 방향성이 정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 대통령은 6개월 뒤 추가 업무보고에선 부·처·청을 포함해 산하 공공기관 모두 미흡한 점이 발견되면 점검해서 문책하겠다고 예고하는 한편 특유의 꼼꼼함으로 정책 진행 상황을 점검하면서 일부 참석자들을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개혁 과제는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제시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역대 최장인 173분 동안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신년사에서 다뤘던 ▲지방 주도 성장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모두의 성장 ▲안전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 성장 등을 재차 언급하며 "성장전략 대전환은 국정운영의 우선순위를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재조정하고, 정부가 지닌 자원과 역량을 완전히 재배치해 대한민국의 성장 지도를 다시 그려내겠다는 야심 찬 시도"라고 강조했다.
국회를 만나서는 개혁에 필요한 입법 과제를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마친 이후 청와대에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당 신임 지도부와 만찬을 갖고 "새로운 원내 지도부가 민생 현안, 각종 개혁 과제들을 처리하는 데에 앞장서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지금 대한민국이 매우 중요한 분수령, 분기점에 있어 결과와 성과가 국민의 삶을 바꾸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우리 원내 지도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실질적 성과를 내주기 위해 노력해달라"라고 했다.
민주당의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들과도 청와대에서 비공개 오찬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스피 5000시대 안착을 위해 3차 상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 등 추가 입법 사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LS그룹의 '중복상장'을 둘러싼 논란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고 자본시장 신뢰성 제고, 소액주주 권리 보호 등 제도적 개선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기업의 '주가 누르기' 관행을 막기 위한 법안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오자, 이 대통령은 법안 설명을 들은 뒤 김용범 정책실장에 '바로 추진하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방일 귀국 이틀만인 지난 16일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하며 경제형벌 합리화에 여야가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의 경제형벌이 선진국과 비교해 3~4배 이상 많다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적시에 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때문에 법안 처리가 더딜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