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정보 실태조사 등 3건 발주
올해 6~8월 마무리 후 부처 협의
임금 개편 따른 재정 부담은 숙제
고용노동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적정 임금' 지급 지시에 따라 공공부문 전반의 고용·임금 구조를 점검하고,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비정규직 임금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정부 재정 부담 확대와 공공기관 고용 구조 변화라는 숙제도 함께 안게 될 전망이다.
22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노동부는 최근 '공공부문 고용·임금 정보 실태조사' '공공부문 임금체계 모델 개발 연구' '비정규직 처우 개선 제고를 위한 공공기관 경영평가 개선 방안 연구' 등 3건의 연구용역을 연이어 발주했다. 이번 용역들은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공공기관이 관행적으로 최저임금만 지급하는 것은 부도덕하다"며 비정규직에 대한 적정 임금 지급을 강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먼저 '공공부문 고용·임금 정보 실태조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고용 형태와 임금 수준, 근로조건 전반을 전수조사 수준으로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조사 대상에는 기간제 근로자뿐 아니라 무기계약직, 소속 외 인력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임금과 근로시간, 계약 기간은 물론 복리후생 실태까지 폭넓게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이 조사를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와 처우 차이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하고, 향후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나 적정임금제 논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실태조사는 올해 1분기 시작해 상반기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공부문 임금체계 모델 개발 연구'는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공부문에 적용 가능한 표준 임금체계를 설계하는 작업이다. 공공부문 노동자의 직무·고용 형태별 임금 수준과 근로시간 구조를 분석하고, 국내외 공공부문 임금체계 사례 비교와 현장 심층조사를 병행한다. 단순한 임금 인상 방안이 아니라 직무 가치와 고용 안정성, 근로조건을 반영한 합리적 보상 모델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이 연구는 공공부문에서 '최저임금 준수' 수준에 머물러 있는 비정규직 보수를 정규직에 준하는 적정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용역 기간은 오는 8월까지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 제고를 위한 공공기관 경영평가 개선 방안 연구'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를 손보는 데 초점을 둔다. 현재 경영평가 내 노동 분야 항목이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실질적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재점검하고, 평가 기준과 배점 조정 여부를 검토한다. 비정규직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 개선 노력이 경영평가에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될 경우, 공공기관들이 처우 개선에 나설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역시 오는 6월 말까지 마무리를 목표로 진행된다.
종합하면 정부의 핵심 목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에게 '적정 임금'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지급할 것인가로 요약된다. 실태조사를 통해 '무엇이 문제인가' 객관적 기준을 설정하고, 임금체계 모델 개발을 통해 '얼마를, 어떤 기준으로 줄 것인지' 설계한 후,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유인 장치'를 마련하는 데 있다.
일각에선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 모델로 '비정규직 공정수당' 제도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도입했던 제도다. 앞서 2021년 경기도는 기간제 근로자를 대상으로 계약 만료 시 고용 불안정성에 비례한 보상수당을 기본급의 5~10% 수준에서 근로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했다. 노동부는 이러한 사례를 포함해 공공부문 전반에 적용 가능한 수당 도입이나 임금체계 개편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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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정된 재정 부담은 숙제다. 만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임금을 인상할 경우 상당한 재정 지출이 불가피하다. 공공기관 임금은 정부의 공공기관 예산운용지침과 총인건비 제도를 통해 관리하는 데 임금 체계 개편이 고용 규모 축소, 아울러 기관별 형평성 논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동부 관계자는 "실태 조사 등을 마무리하면 관계 부처 등과 함께 관련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다만 공정수당 제도 등 특정 방향성을 정해놓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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