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차익 실현 수요
원·달러 환율 이날 장중 1480원대 치솟아
당국 '자제령'…은행들 외화예금 금리 인하
주요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이 지난해 말 대비 2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자 환차익을 노린 예금주들이 대거 달러 매도(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0일 기준 달러화 예금 잔액은 약 66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672억달러) 대비 12억달러(약 1조7652억원) 감소한 수치다. 달러 예금은 지난해 11월 약 603억달러에서 12월 약 672억달러로 급증한 이후 최근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다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연말 대비 상승하면서 환차익을 실현한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80원대를 돌파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3원 오른 1480.4원으로 출발해 한때 1481.4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의 '환율 하락' 언급에 급락했다가 전 거래일 대비 6.8원 내린 1471.3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이후 4거래일 연속 1470원대에 머물고 있다. 환율 상승은 그린란드를 두고 미국과 유럽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점이 주원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세' 위협이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를 촉발해 환율 상승 압력을 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파병한 유럽 8개국을 대상으로 내달 1일부터 10%, 6월부터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하면서 은행들은 최근 금리를 낮추는 등 달러 예금 관련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다. 연초부터 원·달러 환율이 치솟자 금융당국이 나서서 관리 강화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시중은행 임원들을 소집해 고환율 관련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당국은 달러 상품 투자가 환율 상승 요인 중의 하나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최근 시장 상황 점검 회의에서 "외화 예금·보험 등이 증가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금융소비자 손실 위험도 커지는 만큼, 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금융회사의 과도한 마케팅 및 이벤트를 자제하도록 지도해달라"라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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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마케팅 중단에 이어 달러 예금 금리도 인하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달러 외화예금 금리(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만기 기준)는 지난 14일 연 3.21%에서 21일 기준 연 3.11%로 일주일 새 0.1%포인트 내려갔다. 우리은행은 이달 15일 해외여행 특화 외화예금 '위비트래블 외화예금'의 달러 금리를 연 1.0%에서 10분의 1 수준인 연 0.1%로 크게 낮췄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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