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 스크래치' 기준 차등·배점 적용 검토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단계 평가 결과' 를 발표하고 있다. 2026.1.15 조용준 기자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단계평가에서 당초 한 곳만 탈락시키려던 구도가 깨지고, 유력 주자였던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가 동시에 2차 진출에 실패하는 이변이 발생한 가운데 '독자성' 충족 여부가 향후 당락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는 업계에서 중국 오픈소스 도용 논란이 지속적으로 불거진 만큼 2차 평가부터 혼선을 줄이기 위해 관련 기준을 보다 세밀하게 다듬어 차등을 두거나 배점을 달리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차 평가를 벤치마크(40점)·전문가(35점)·사용자(25점) 평가로 진행해 성능과 활용성, 비용 효율성 등을 종합 판단했다. 그 결과 LG AI연구원과 SK텔레콤, 업스테이지가 2차 단계에 진출했다. 점수만 놓고 보면 NC AI만 탈락하는 구도였지만, 네이버클라우드의 경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기준을 충족했는지가 최종 당락을 가르며 2차 진출이 좌절됐다.
핵심은 독자성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를 가르는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 바닥부터 기술을 쌓아 올려 설계)' 기준이었다. 정부는 "오픈소스를 활용하더라도 가중치를 초기화한 뒤 자체 확보한 데이터로 다시 학습해 나가는 과정이 입증돼야 한다"며, 네이버클라우드가 알리바바가 개발한 큐웬 모델의 인코더 가중치를 그대로 활용한 점이 독자성 요건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측은 자체 인코더 보유와 프로젝트 내 활용 비중이 작다는 취지의 소명서를 제출했지만, 정부는 "이미 평가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제출된 사후 소명이라 절차상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프롬 스크래치 논란이 네이버클라우드에만 국한된 문제였던 건 아니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은 "업스테이지의 경우에도 오픈소스 레퍼런스 비언급 문제에 대해 평가위원들이 지적한 바 있다"며 "SKT도 유사한 지적이 있었지만, 절대적인 평가 기준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논란이 제기된 사안들은 모두 평가위원들이 점수에 반영했고, 특정 기업에만 불리하게 적용된 기준은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는 2차 평가에서 독자성, 특히 '프롬 스크래치' 기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다듬겠다는 방침이다. 김 실장은 "벤치마크·전문가·사용자 평가라는 큰 틀은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프롬 스크래치와 관련한 쟁점은 학계와 업계, 전문가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차등을 두거나 배점을 주는 방식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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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다만 2차 평가에서도 일정 수준의 불확실성은 불가피하다고 인정했다. 추가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 여부에 따라 지원 규모가 달라질 수 있고, 글로벌 AI 기업들의 기술 경쟁 속도에 맞춰 목표 수준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번에 탈락 기업을 포함한 참여사들은 평가 결과에 대해 10일간 이의제기를 할 수 있고,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정부는 공석이 된 네 번째 정예팀을 추가 공모로 선발한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최종 2개 정예팀을 선발할 계획이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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